보석광물 중 몇 가지를 제외하면 모두 결정질 물질로 된 광물이다. 생물체의 활동으로 만들어진 유기기원의 보석인 진주나 산호 역시 전적으로 무기기원이 아니며, 결정질 광물과 같은 구조로 구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광물로 취급되지 않는다. 역시 지질학적 과정에 의해 만들어지긴 했지만, 정작 결정질 물질 또는 광물로 보기 어려운 보석이 바로 제트(Jet)이다. 제트는 나무가 땅속에 묻혀 화석화된 것이다. 석탄의 생성과정 중에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석탄은 바로 나무가 부패되지 않는 환경에서 매몰되어 높은 압력에서 탄화가 진행된 물질이다.

지구상에서 석탄이 만들어진 시기는 3억 9천만 년 전 부터 2억 6천만 년 전에 해당되는 지질시대에 가장 많이 만들어졌다. 지구상에 육상식물이 출현한 시기를 대략 4억 5천만 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으므로, 지구상에 식물이 출현하고 약 1억 년이 경과된 시점이 바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석탄을 만든 시기이다. 그래서 그 시기에 해당되는 지질 시대의 이름을 ‘석탄기’라고 부른다. 그 시대에 가장 흔한 식물들 중 하나가 양치식물이다. 그런 이름을 모른다고 해서 이상한 일은 아니다. 오늘날에도 서식하는 양치식물 중 가장 우리에게 친숙한 것이 바로 고사리이다. 그러나 석탄기 시대의 양치식물은 지금처럼 나물이나 해먹는 그런 연약한 풀이 아니라 키가 20여 m를 훌쩍 뛰어 넘게 자라는 거대한 나무였다. 그런 삼림들이 매몰되어 석탄이 만들어졌다.

그 후 중생대의 지질시대에도 식물들이 매몰되는 환경에서, 간간이 석탄이 만들어져 화석연료 자원으로서 인류가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석탄이 땅속에 묻혀 압력이 커지게 되면, 수분과 다른 휘발분들은 감소하고, 고정탄소의 양이 증가하면서 더욱 단단한 석탄으로 만들어진다. 이들은 처음에는 식물의 조직도 관찰되는 토탄이나 갈탄의 과정을 거치는 진화를 하면서, 고정탄소의 양이 증가하면서 발열량은 커져 역청탄을 거쳐 무연탄이 된다. 이렇게 탄화가 진행된 나무 중 나무의 섬유상 조직이 무기물질에 의해 일부 교대되어 비교적 단단하며 검은 광택을 갖는 석화된 것을 제트라고 부르며, 이를 준보석으로 사용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다른 무기기원의 보석들과는 달리 경도가 2.5~4로서 매우 무른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그런 성질은 가공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사용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기원전 1만 년 전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무덤 속에서 제트로 만들어진 구슬들이 발굴되었다. 인류가 사용한 흔적으로 이보다 더 확실한 증거는 없다. 이런 무른 성질 때문에 이 돌을 관리할 때 초음파 세척을 해서는 안 되며, 따뜻한 비눗물로 세척하는 것으로 대신해야 한다.

검은색을 말할 때 영어에서는 ‘제트블랙(Jet-black)’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바로 이 돌이 갖는 검은색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 색깔 때문이었는지 상복에 사용되는 보석으로 이용되었으며, 전통적으로 묵주를 만드는데 광범위하게 이용되었다. 특히 영국에서는 빅토리아 여왕이 이를 애용하면서 크게 유행을 한 적이 있다. 이 돌은 비볐을 때 호박처럼 정전기를 띠어 ‘검은 호박’ 또는 ‘마녀의 호박’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어떤 경우라도 촉감이 온화하며, 차가운 검은색처럼 보이지만 전혀 찬 기운을 느낄 수 없다.

가장 유명한 제트의 산출지는 영국의 중부지역에 위치하는 휘트비(Whitby)라는 곳인데, 한때 영국을 점령한 로마인들은 이를 로마로 보내어 보석으로 이용하였다고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 휘트비는 제트가 거의 채진된 상태이다. 그 외에도 스페인, 독일, 프랑스, 인도 등지에서 제트를 산출한다. 그러나 이 보석은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였으나, 최근 빅토리아 풍의 장신구들이 인기를 끌면서 약간 수요가 증가되었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가격은 누구나 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