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딸 안고 볼펜파는 아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이
세계인을 울렸다. 그리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CNN등 외신들은 2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가 시리아 난민에게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했다’는
제목의 사연을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노르웨이 출신 난민 지원 활동가
기수르 시모나르손이 지난 26일 SNS에 올린 한 장의 사진이었다.
그가 올린 사진에서 한 남성은 곤히 잠든 딸을
어깨에 둘러멘 채 거리에서 볼펜을 팔고 있다.
힘겨운 아버지의 표정과 손에 쥐어진 몇 자루의 볼펜,
그리고 아버지의 어깨 위에서 세상 모르고 잠든
어린 소녀의 모습에 전세계인들은 눈물을 흘렸다.
SNS에서는 ‘펜을 사자’(#BuyPens)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부녀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불과 이틀 만에 기적이 일어났다.
전세계 네티즌과 인터넷 매체들이 부녀를 찾아낸 것.
사진 속 주인공은 시리아 출신 난민인 압둘 할림 카데르로 밝혀졌다.
네티즌들은 클라우드 펀딩(인터넷 모금)을 통해
24시간 만에 미화 8만 달러(약 9400만원)를 모금했다.
처음 사진을 올린 시모나르손은
“제보자가 전해 준 한 장의 사진을 SNS에 올렸을 때만 해도
이런 기적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고 놀라워했다.
4년 전 시리아 내전을 피해 고국을 떠난 카데르는
9살 난 아들과 4살 난 딸을 데리고 사는 홀 아버지다.
한때 공장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일자리를 잃었고
레바논까지 흘러왔다.
그는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카데르는 “도움에 감사하지만 큰 돈은 필요 없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NN은 “SNS가 한 난민 가족에게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해 줬지만
이들은 400만명이 넘는 전세계 난민 가운데 한 가족일 뿐”
이라며 “난민들의 비참한 삶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