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될래, sns에 지친 사람들.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를 손에서 떼지 못하던 사람들 사이에
'혼자 있고 싶다'는 욕망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누구를 만나고 어디서 밥을 먹는지 일거수일투족이 드러나는 세상을 겪은 뒤 '혼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출판계에선 일본인 사이토 다카시가 쓴 '혼자 있는 시간의 힘'(위즈덤하우스)이
석 달 만에 10만부나 팔리며 이런 사회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저자는 "잠들기 직전까지 메일이나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끊임없이 연락하면서
혼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기대를 현실로 바꿀 수 있는 준비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우리 국민이 연예인 염문에서 정치권 루머까지 줄줄이 꿰고,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스마트폰에 할애한 시간은 하루 1시간 17분.
대학생은 이 수치가 하루 2시간 20분까지 치솟는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 자료).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자기 성찰에 할애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가진 독자들이
서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올 하반기에만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동양북스)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걷는 나무) '고독의 힘'(홍익출판사)
'고독이 필요한 시간'(카시오페아) 등의 출간 행렬이 이어졌다.
'혼자류(類)' 서적 구입자의 절반은 40대다.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3종의 구매층을 분석한 결과 전체 구입자의 47.5%가 40대로 나타났다.
40대 여성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은 30대 남성이 차지했다.
표정훈 한양대 특임교수는 "30·40대가 시간을 좀 더 생산적으로 쓰려는 욕망이 더 큰 것"이라며
"이 연령대의 1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 있는 사람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책들에 사춘기 소녀한테나 통할 법한 고독 예찬이나 '아프니까…'류의 위안은 없다.
그런 것보다는 시간 관리와 독서 등 '자기 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직장인용 자기 계발서인 '팀워크의 배신'(푸른숲)에도 '몰려다니면서 성공한 사람은 없다.
집단 지성은 환상'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올해 36주 최장기 베스트셀러 1위인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 역시
'모두와 잘 지내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일종의 착각"이라며 "SNS가 주는 '과대 자극'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해방되고 싶은 심리가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혼자 있는 시간’은 또 다른 성숙의 시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출처:조선닷컴,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