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길, 외국인들이 멈춰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대단한 걸 찍나해서 봤더니 매일 지나치는 건축물이었다.

사진을 찍는 그들의 표정은 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사람들은 바쁜 걸음으로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건물을 무시한 채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멈춰서 그들의 모습을 잠시 동안 바라보았다.

 

같은 공간 앞에서 무표정한 내 얼굴과 행복하게 웃는 이의 두 얼굴을 비교했다.

그들은 참 행복해보였다 아니,행복해 보인다고 아니라,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라고 정정한다.

건축물 하나만으로도 낯설음을 느끼며 반짝이는 조명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행복이 될 수 있음을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거들떠 보지 않는 작은 건물과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무형물에서 조차

그들은 의미를 부여하고 추억을 쌓고있었다.

신기하게도 행복은 물질과 공간이 주는 영역보다는 감정이 주는 영역이 더 큰법이어서

누군가 대수롭지 않게 보는 일상을 대수롭지 않게 볼 때 없던 행복이 눈 앞에 나타날 수있다.

그들은 지금 내가 매일 보고 느끼지 못한 일상을 비틀어 보며 눈 앞에 있는 대상으로부터 행복을 느끼고 있는것이다.

 

 

 

 

같은 아침, 눈을 뜨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가 있는 반면,

이 지겨운 아침이 시작되었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이가 있는걸 보면

행복은 결국 상대적이며 자신이 선택하기에 따라 달라지나보다.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그 흔한 말은 변하지 않는 진리이며 결코 속일 수 없는 진실한 문장인 것이다.

그럼에나 나는 종종 눈 앞에 와 있는 행복을 뒤로하고

먼 미래, 언제쯤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바보같은 질문을 던지며 살기도 한다.

 

 

 

차가운 건물 앞에 모여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을 바라보며 저게 뭐라고, 할 수 있지만

그들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순간이며 누구에게도 팔 수 없는 행복인것이다.

 

일상에 머무는 사람들에겐 아무것도 아니지만,늘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이들에겐 대단한 것이 될 수있다.

화려한 네온 샤인이 신기 할 수 있고, 비좁은 골목이 참 예쁠 수 있고, 낯선 언어가 새로움을 가져다주고,

마주치는 이의 친절함이 내 마음을 송두리째 무너트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들을 보내고 돌아오며 나는 생각한다.

 

행복은, 반복되는 일상을 비틀면 얼마든지 내 마음에 따라 행복해 보일 수 있다고.

내가 원하는 음료를 뽑아 먹는 자판기처럼 행복도 내가 원하는대로 얼마든지 선택해 내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허나 아무리 많은 음료수를 손에 쥐고 있다 한들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면,

내 손에 쥔 음료의 소중함을 모른다면 나는 행복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행복은 매번 내 앞에 부딪치는 선택의 연속들이며 그 선택의 결과물을 가지고 어떻게 소유하느냐에 따라

행복은 천차만별로 달라질수 있다고.

 

 

 

 

우리가 살면서 예고없이 닥치는 불행을 막아낼 힘은 없지만,

주변을 돌아보며 행복을 찾아낼수 있는 힘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일상 하나를 조금만 비틀어봐도, 작은 마음으로 감사함을 찾을 길이 많을 것이다.

 

행복을 느끼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다.

같은 공간에서도 누구는 행복을 느끼고,

행복에 무던한 걸 보면 행복도 환경에 따른 학습과 습득의 결과임이 분명하다.

 

앞으로 어떻게 행복해질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행복하고 싶다면 우린 행복을 배워야 한다.

오늘부터라도 같이 행복해지는 연습을 하자.

 

(출처:brunch_이영현, google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