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것을 세지 말고 남은 것을 세어라.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지나간 세월 속 빛 바랜 추억속에 묻혀 버린 것들.
그것들은 사실 우리가 할 때 절실히 희망해 온 것들이다.
타오르던 열렬한 사랑도 애잔한 엇갈림도 모두 추억이란 이름을 입고 시간속에 사그라 들었다.
한 때 꿈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열망도 성난 사자의 갈기를 달고 이리저리 뛰어놀던 열정도 모두 세월의 틈새 어딘가에
그 이름을 잃고 깊이 잠자고 있을 것이다. 꿈 대신 얻은 위치와 인연 대신 얻은 통장 잔고를 보며
더 나은 삶을 살아왔다고 나는 당신은 그리고 우리는 자부 할 수 있을까.
별보다 금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 다신 꿈을 꾸지 못한다는 오래된 말을 떠올려본다.
한 때 너무나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것들 그래서 가슴에 꼭 품고 예뻐하던 것들의 숫자를 헤아려본다.
그리고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꿈과 이상과 열망을 품고 살던 나를 떠올리게 된다.
돌아갈 수 없어서 아름다운 시절을 보며 화려하게 빛나던 내면의 욕망이 금이 아니라 모래알이었음을 깨닫는다.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 혹은 '얼마나 많이 얻을 수 있는가'. 와 같은 질문은 결코 행복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주머니 속에서 빛나는 것들이 오늘과 내일은 빛나게 만들진 몰라도 나의 남은 인생을 태양처럼 비춰주진
못할 것이다. 초라하고 보잘 것 없던 추억이나 꿈들이 죽은 듯이 잠자고 있다가 쓰러져가던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것을 보자. 삶은 단거리 전력질주가 아니다. 길고 긴 마라톤이다.
순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들이 영혼의 갈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잃어버린 것들을 통해 깨닫는다..
보잘 것 없고 별 것 아닌 것들이 삶의 대부분을 지탱하는 이름 없는 헌신을 수행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
잃은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것들도 아직 있다.
사라진 것들이 너무나 많지만 남은 흔적의 온기는 아직 따뜻하다. 지난 날의 나를 지탱해준 것들에 감사 인사를 건넨다.
사라져간 인연과 희미한 기억으로 남은 열망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오라막과 내리막이 거친 삶이지만 아직 찾아조지 않은 내일에 '한번 더'라는 마술과도 같은 기대를 품는 것은.
아직 삶의 아름다움과 설렘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설렘과 흔적과 온기가 언제나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됨을 믿는다.
(출처: brunch_공작소오공일, google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