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후 5년, 10년 후 당신의 모습에 대해 서술하시오 (1000자 이내)

 

기업에 자기소개서를 쓰다보면 반드시 맞닥뜨리게 되는 질문이다.

세상에! 자그마니 1,000자나 쓰란, 100자를 작성하기도 벅찬 질문에 1,000자 씩이나.

 

[저는 입사 10년 후 저의 직무에 있어서 최고의 전문가가 될 것 입니다. 그를 위하 업무 능력을 기르기 위해

어쩌고.............어학이어쩌고.......... 대인관계는 어쩌고 저쩌고....그래서 10년뒤에는 XX회사 XX팀 차장으로서

선배로부터는 신임을 얻고, 후배로부터는 존경받는 …]

 

이런 문제를 받고 답을 하고 있다보면, 이 문제를 출제한 인사담당에게 따져 묻고 싶을 것이다.

당신의 10년뒤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아니, 당장1년 뒤에 내 모습도 그리지 못하는 판국인데

10년 후의 내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당신은 입사 시에 10년 후 자신의 모습이 명확했습니까?

만약 있었다면, 10년이 지난 지금, 그 모습과 얼마나 일치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물론 인생에 있어서 삶의 방향성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방향을 정해 놓고 노력하면 무작정 달리는 사람보다야 그 목표에 다 다를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반드시 인생에 모든 사람에게 특정한 목표를 달성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목표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10년 뒤 당신의 인생을 그리라는 질문의 유의미한것인지 모르겠다.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인 코난 오브라이언은 2012년 다트머스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22살에 당신이 정한 삶의 진로는, 32세,42세에도 그대로 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꿈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그 방향을 바꾸어나갈 것 입니다.

당신의 꿈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해 더 명확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길게는 내인생, 짧게는 내 고등학교 생활, 대학생활은 내가 꿈꾸던대로 되지 않았다.

하다못해 한 학기조차 내가 원하는대로, 내가 그린대로 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감히 말해보건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 누구도 자신이 계획하고 목표한 그대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맞아 목표를 수정했던 우리 학창시절처럼, 인생은 하나의 길을 따라가기 보다는,

흘러가며 때에 맞게 항로를 바꾸는 것이 아닐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경영자이자 창립자 중 한 명인 스티브잡스는 그와 회사의 미래를 확고하게 그렸을까.

언뜻 생각하기에 잡스가 생각하는 그의 10년후 모습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 등일 것 같지만,

반대로 그의 대답은 "모른다. 그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였다.

 

+질문자 : 당신의 10년 후의 모습은 어떠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How do you see yourself 10 years from now?)

=잡스 :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미래를 잘 내다보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죠.

                 제가 봐왔던 대부분의 5년계획은, 일부는 중요했지만 대부분은 너무나 빨리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3~4년을 내다봅니다. 그것이 우리가 볼 수 있는 최대치라고 봅니다.

                 (My heading is not that good. I don't know. I don't really think about it.

                  Because thing change too much

                  Most of these 5years planning that I've seen in my life., some of it's essential, 

                  but most of it changes too quickly.

                  So we tend to look 3~4 years. It is about as far as we can see )

<자료제공:스티브잡스인터뷰 2001>

 

 

세상에는 자신의 적성을 찾아 비전이 확고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미래에 확고한 비전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 그거 없이도 괜찮다고, 어차피 그대로 살지 않을 것이라고.

 

 

(출처: yotube, brunch_함께, google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