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눈을 닮은 크리소베릴
묘안석은 크리소베릴 결정 내에 불순물로 들어간 미세한 섬유상 조직을 갖는 규선석 결정들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크리소베릴은 묘안석 중 가장 가치가 높은 돌로 여겨진다.
베릴(Beryl, 녹주석)이라는 광물과 크리소베릴(Chrysoberyl)이라는 광물이 있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해서 이 둘이 비슷하거나 같은 광물은 더더욱 아니다.
이 광물은 프라이베르그 광산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던 아브라함 베르너(Abraham Gottlob Werner, 1749~1817)에
의해 1789년에 발견되었다.
당시 베르너는 지질학 논쟁의 중심인물로서 수성론자의 핵심인물이었다.
그때는 거의 모든 암석은 마그마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화성론자와 이에 대립되는 이론으로
모든 암석들이 물에서 퇴적작용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수성론자가 있었다. 베르너는 바로 수성론자의 우두머리였다.
당시 그의 논리를 정면으로 거부하기에는 지질학적 지식이 발전되지 못한 점도 있었지만,
당시 그의 지질학계의 영향력과 화술은 정말 대단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는 결국 대립되는 두 이론의 싸움에서 패배자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지질학 발전에 남긴 공로는 결코 무시될 성격의 일이 아니다.
묘안석은 크리소베릴 결정 내에 불순물로 들어간 미세한 섬유상 조직을 갖는 규선석 결정들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크리소베릴은 무색 또는 황색의 투명한 결정으로 산출되기도 하며,
광원의 종류에 따라 밤과 낮의 색이 달라지는 알렉산드라이트가 바로 여기에 속하는 광물이다.
그러나 크리소베릴은 또 다른 화려한 변신을 하는데 바로 고양이 눈을 닮은 묘안석(描眼石)이다.
보석업계에서는 캐츠아이(Cat’s eye) 또는 사이모페인(Cymophane)이라고도 부른다.
이 돌은 마그마 고결의 최종단계에 만들어지는 페그마타이트에서 산출되거나,
암석들이 변성작용을 받아 만들어지는 지층에서 생성되기도 한다.
이 돌은 이런 유형의 광산에서도 채광되지만 강가나 하천가의 모래나 자갈더미에서도 사광산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크리소베릴은 모스 경도 8.5로 황옥보다는 높으며, 강옥보다는 약간 작은 매우 강한 돌로서
비중은 3.5~3.8 정도로 사광을 이루기에 적합한 조건을 구비한 광물이다.
특히 브라질과 스리랑카에서 발견되는 크리소베릴은 사광에서 나오는 게 상당량이다.
사실 이런 묘안효과를 보이는 광물을 크리소베릴에만 있는 것은 아니며
석영, 강옥, 녹주석, 전기석, 월장석, 인회석, 홍주석, 그리고 스캐폴라이트 등이 있다.
다른 광물들의 묘안석 역시 나름대로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특히 금황색의 견사광택을 갖는 크리소베릴의 묘안석은 그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된다.
크리소베릴을 제외하고는 묘안석 앞에 그 광물명을 붙여 석영-묘안석 또는 루비-묘안석이라고 부르나,
크리소베릴의 경우만 접두어가 필요 없이 그저 묘안석이라고 부른다.
실제 이런 빛의 산란은 결정 내에 들어가 있는 섬유상 입자들의 배열이나 공극에 기인되는 현상이다.
물론 이런 돌은 캐버션 커트로 세공하여 크리소베릴 내에 미세한 섬유상으로 들어 있는 규선석이
만든 빛의 향연을 극대화시킨다. 일직선으로 평행하게 반사된 띠가 캐버션의 중앙에 위치할 때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이 돌이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19세기 말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아들인 아서 왕자가
프러시아의 공주 마가레트와의약혼반지로 크리소베릴 묘안석을 선택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약혼반지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 돌이 가치 있는 보석이라는 것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었다.
(출처:보석, 보석광물의 세계, google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