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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로 알려졌던 스피넬

2015.12.10 19:57
유색보석 조회 수 2952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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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제국 왕관에 두 개의 세계적인 보석이 장식되어 있다.

하나는 317.40캐럿의 컬리넌 II로 알려진 다이아몬드이며, 컬리넌 II의 바로 위에는 빨간색의

약 170캐럿의 붉은 보석이 놓여 있다. 이 두 개의 큰 보석은 영국 제국왕관의 권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이 빨간색의 돌이 바로 ‘흑태자 루비(The Black Prince’s Ruby)’로 알려진 보석이다.

 

이 흑태자 루비는 영국 왕실 보석 중에서도 역사가 오래된 보석 중 하나이다.

영국 에드워드 3세(Edward III, 1327~1377)의 맏아들인 에드워드 황태자는 백년전쟁에서 많은 무공을 세웠다.

특히 1356년 푸아티에 전투에서는 프랑스의 장 2세(John II, 1319~1364)를 포로로 잡는 등

영국군에게 결정적인 승리를 안겨 주었다. 그는 검은 갑옷을 즐겨 입어 ‘흑태자 에드워드’란 별명을 얻었다.

사람들은 그의 이름보다는 흑태자로 기억할 정도이다.

 

 

그가 이 ‘흑태자 루비’를 얻게 된 것은 잔학왕(殘虐王) 돈 페드로의 왕권을 1367년 복권시켜준 대가로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돈 페드로는 당시 스페인의 카스틸라를 통치하다 왕권을 잃었으나,

흑태자 에드워드가 스페인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돈 페드로를 왕좌에 복귀시켰다.

그러나 정작 흑태자 에드워드는 부왕보다 먼저 죽어 왕이 되지는 못했다.

 

이후 영국 왕실의 보석이 되어 역사와 함께 우여곡절을 겪는다.

헨리 5세도 리처드 3세도 전장에 나갈 때 그들의 투구에 이 ‘흑태자 루비’를 장식했다고 한다.

아마도 흑태자 에드워드가 전장에서 매번 거둔 승리를 염두에 둔 처사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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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에 이르면서 제임스 1세는 이 보석을 제국 왕관에 붙였다. 그러나 크롬웰(Oliver Cromwell, 1599~1658)이

청교도혁명을 일으켜 잠시 정권을 잡자, 왕권의 상징인 제국 왕관을 해체하여 금속은 동전을 만드는데 사용하고

보석은 팔아버렸다. 그러나 왕정이 1660년 복원되면서 찰스 2세는 이 보석을 다시 구입하였다.

‘흑태자 루비’는 잔혹한 돈 페드로로부터 흑태자 에드워드를 거쳐 영국의 왕실 역사와 함께 화려한 역사를 만들었다.

 

그 돌이 루비로 알려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었는지도 모른다.

당시 광물 식별법이라는 과학적인 방법은 전무하였으며, 단지 외부로 드러난 물리적 성질이나 형태

그리고 색으로 결정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이 두 돌들이 다르다는 것은 1783년 장 바티스트 릴이란

프랑스의 광물학자에 의해 밝혀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고 한참 후에서야 ‘흑태자 루비’는 물론

각국의 왕실 보석 중 루비로 알려진 대형 보석들이 루비가 아닌 스피넬(첨정석)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빨간색 스피넬의 색깔이 루비의 피죤 블러드와 뚜렷한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그 돌이 루비가 아니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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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는 산화알루미늄(Al2O3)이고, 스피넬은 산화알루미늄에 마그네슘(Mg)이 첨가된 것으로 화학식은 MgAl2O4이고,

결정구조도, 화학조성도, 광물의 종류도 별개의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스피넬 역시 모스 경도 기준이 8로 매우 단단하며,

투명한 빨간색의 돌은 굴절률도 높고 빛의 분산 능력도 매우 커 아름다운 보석이 되기에 손색이 없는 광물이다.

 

스피넬은 루비와 같은 빨간색으로만 산출되는 것은 아니며, 여러 가지 다른 색으로도 산출된다.

그들 중 순수한 결정 내 미량으로 들어 있는 크롬과 철에 의하여 빨간색을 띠는 스피넬과 코발트에 의해

말 그대로 코발트 파란색을 띠는 스피넬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이 중 빨간색을 띠는 첨정석은 발라스 루비(Balas Ruby)라는 이름으로 거래된다.

첨정석은 화강암이나 변성암에서 강옥(루비 또는 사파이어)과 함께 산출된다.

사실 순수한 적색과 청색의 스피넬을 루비와 사파이어와 식별하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라면 구분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과거 왕실 보석 중에서 루비로 알려진 큰 보석들이 오늘날에는 스피넬로 밝혀진 것들이 많다.

러시아 제국 왕관을 장식하던 398.72캐럿의 루비도, 인도를 정복한 페르시아의 나디르 왕이 탈취한 352.50캐럿의

‘티무르 루비(The Timur Ruby)’ 역시 붉은 스피넬이었다. 티무르 루비는 현재 영국 왕실 보석 중의 하나가 되었다.

 

(출처:보석, 보석광물의 세계,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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