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화대에서 만들어진 2차 광물, 다이옵타세
18세기 후반 카자흐스탄의 구리광산에서 예기치 않은 광물 발견에 한껏 들떠 있었다. 광산에서 구리를 채광하던 중 석회암을 가로질러 나 있는 석영맥 내에 발달한 공동을 가득채운 에메랄드그린의 투명한 아름다운 광물들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시험도 거치기 전에 그게 바로 모든 사람들이 선망하는 에메랄드라고 생각하였다. 그들의 기대를 확인하기 위해, 그 돌을 정확하게 식별할 목적으로 모스크바의 전문가에게 보냈다. 그러나 의외로 결론은 금방 내려졌다. 왜냐하면 에메랄드는 경도가 8인데 비하여, 새롭게 발견된 이 돌은 경도가 5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았기 때문이다. 그런 결과는 기대에 부풀었던 이 광물의 발견자들에게는 실망스러웠으나, 이 돌은 이전에 알려지지 않는 새로운 돌이라는 사실은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 돌의 정체를 학술적으로 밝히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다가 1797년 기회가 왔다. 프랑스의 광물학자인 오이가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오이는 광물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위대한 학자이다.
그의 위대한 업적 중 한 가지는 결정의 외형은 그 내부에 ‘정수의 분자’가 규칙적인 쌓임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정수의 분자라는 개념은 오늘날의 단위포에 해당되는 개념으로 이런 개념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것이었다. 이런 개념은 결정질 물질들의 내부에서 원자들이 규칙적 배열을 하는 최소 단위인 단위포의 개념으로 발전하는 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오이가 분석한 이 돌은 아직까지 광물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전혀 새로운 광물이었다. 그는 이 신종광물의 이름을 다이옵타세(Dioptase)라고 붙였다.
다이옵타세는 아무 곳에서나 발견되는 돌은 아니다. 이 광물의 화학식은 CuSiO2(OH)2이다. 광물의 화학식에 물이 들어 있으면 이는 적어도 물이 화학적으로 안정한 상태로 존재하는 곳에서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마그마로부터 결정이 정출되는 고온의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은 화학식만 보아도 짐작이 간다. 그렇다. 이 광물은 바로 구리광산의 지표에 가까운 산화대에서 만들어지는 2차 광물이다.
물론 구리광산이라면 어디에서나 만들어지는 2차 광물도 아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결정으로 침전되기 위해서는 우선 암석으로부터 결정 침전에 필요한 구리와 규소를 용해하는 환경조건이 구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물에 용해되는 구리나 규소의 양은 매우 적어, 결정으로 침전시킬 수 있는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 충분히 이런 물질을 용해시킬 수 있는 용액이 되려면 화학적으로 변화가 일어나야만 가능해진다. 이런 것을 설명하는 것은 이 책의 범주를 훨씬 벗어나는 일이므로 그런 장황한 설명은 하지 않기로 하겠다. 용액으로부터 성장되는 이 광물의 결정은 흔히 아주 작은 크기로 산출되며, 단주상(短柱狀) 또는 능면체로 산출되는 경향이 있다.
다이옵타세는 나미비아, 미국, 콩고,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산출된다. 그러나 완벽한 정상을 가진 투명한 최상의 다이옵타세는 나미비아의 구리광산에서 산출된다. 품질로는 이곳을 따라갈 곳이 없다. 이 광물은 진한 청녹색이나 에메랄드그린으로 산출된다.
이 광물은 육방정계의 삼방정군에 해당되며, 육각주상이거나 능면체로 산출된다. 이 광물의 비중은 3.31 정도이고, 경도는 5 정도이다. 이 광물은 작은 결정들의 집합체로 산출되기도 하는데, 대형 결정의 세련된 컷팅으로 가공된 것들보다 때로는 정동에서 만들어진 세립질 집합체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비록 오밀조밀 모여 있지만 세밀하게 관찰해 보면 개별 입자들이 거의 완벽한 정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 돌의 경도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이 보석은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특히 세척을 할 때 돌의 손상을 피하기 위해 다른 단단한 보석들처럼 초음파세척기를 사용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출처:보석, 보석광물의 세계, google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