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돌, 엔스터타이트
엔스터타이트(Enstatite)는 휘석에 해당되는 광물로서 자연계에서 심심치 않게 산출되는 광물이다. 이는 염기성 화성암이나 변성암의 조암광물로 산출되는 광물이다. 그리고 우주 공간으로부터 지구로 유입되는 석질운석의 구성광물로도 산출된다. 그러나 보석용 질을 갖는 이 돌의 산출량은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다.
엔스터타이트(MgSiO3)는 훼로실라이트(FeSiO3)와 고용체를 이루므로 마그네슘(Mg)만으로 구성되지는 않으며, 항상 적당량의 철(Fe)을 결정구조 내에 가지고 있다. 이들 휘석류의 광물들을 사방휘석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이들의 결정구조가 사방정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 광물은 백색, 회색, 녹색, 황색 및 갈색 등 여러 가지 색으로 산출되는데 격자 내에 들어 있는 크롬 때문에, 녹색을 띠는 엔스터타이트가 보석으로 가장 선호되는 돌로 크롬-엔스터타이트라고 부른다. 그리고 엔스터타이트가 풍화를 받으면 구리와 같은 금속광택을 내기도 하는데 이런 돌은 장식용 공예품의 재료로 사용된다. 이런 돌은 ‘브론자이트(Bronzite)’라고 부른다.
이 돌의 비중은 3.2~3.3이고, 모스 경도는 5~6의 범위에 온다. 반투명하거나 불투명광물로 산출되나 거의 대부분은 불투명한 상태로 산출된다. 이 돌은 흔한 조암광물이기 때문에, 세계 각지에서 산출되지만 정작 보석용 질을 갖거나, 공예품으로 사용가능한 돌은 산출이 제한된다. 남아프리카의 킴벌라이트에서 큰 결정의 엔스터타이트가 산출되기도 한다. 킴벌라이트는 초염기성 화성암으로 이의 주구성광물이 바로 감람석과 더불어 이런 종류의 휘석이 포함되기 때문에, 여기에 엔스터타이트가 포함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갈색이 도는 녹색의 돌은 미국, 미얀마, 탄자니아 그리고 노르웨이가 주요 산출지이다. 그리고 결정 내에 내포물로 들어간 미세한 섬유상 결정들이 묘안효과를 만들기도 하는데, 그런 엔스터타이트는 스리랑카, 인도, 스위스, 일본 및 러시아 등지에서 산출된다. 브론자이트가 공예품 또는 구슬로 만들어 준보석으로 활용되기는 하지만, 그리 인기가 높은 품목은 아니다.
모든 보석은 그들 나름대로의 전승을 가지고 있다. 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 보석을 착용하는 이는 야망과 경쟁심 그리고 의지를 강화시켜 준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이 돌을 ‘기사(騎士)의 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엔스터타이트는 캐버션 커트로 주로 가공되는데, 이는 이 광물들이 갖는 주상벽개 때문이다. 컷팅하여 면을 내기에는 쪼개지기 쉬운 벽개면 때문에 다른 세공법은 위험하다. 이 정도의 경도를 가진 보석들이 다 그러하지만, 이를 보관할 때에는 천에 잘 감싸서 보석들끼리 긁히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엔스터타이트 보석류나 브론자이트 구슬로 만든 펜던트나 목걸이가 결코 화려한 최상의 보석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주머니사정을 고려한다면 훌륭한 값어치를 지닌 돌이다.
(출처:보석, 보석광물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