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지대에 핀 꽃, 크롬- 투휘석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서방으로 알려진 보석 중의 하나가 바로 투휘석(Diopside)이다. 이름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광물은 규산염광물의 단쇄상 규산염으로 휘석의 한 종류이다. 이의 화학식은 CaMgSi2O6로 휘석의 또 다른
광물의 하나인 헤덴버가이트(CaFeSi2O6)와 고용체를 이루는 광물이다. 그래서 자연계에서 투휘석은 어느 정도
철(Fe)을 함유하고 있다. 실제로 이 광물은 비교적 산출이 흔한 조암광물 중의 하나로 여러 가지 암석에서
부성분광물로 산출된다.
경도는 보석으로서는 단단한 편이 아닌 5~6의 경도를 갖고 있으며, 굴절률은 1.67 정도이다. 특히 어두운 색을 띠는
염기성 또는 초염기성 화성암의 조암광물로 산출되거나 변성암 속에서 변성광물로 산출된다. 이 광물의 이름은
그리스어로 ‘두 가지의 모습’이라는 의미인데, 이는 전적으로 이 광물의 주상결정의 꼭대기 결정형이 발달된 모습이
두 가지로 보이는데서 기원되었다.
자연계에서 산출이 풍부한 광물임에도 보석의 질을 갖는 투명한 결정의 산출은 그리 흔하지 않으며, 그런 결정은
러시아 시베리아의 야쿠트(Yakutia)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이 지역은 북극권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시베리아
최북단으로 겨울이 9개월간이나 지속되는, 아마도 지상에서 가장 추운 곳 중의 한 곳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투휘석은
청색, 갈색, 무색 또는 회색으로 산출되는데,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돌은 특히 진한 녹색을 띠는 투명한 결정으로서
다른 유색 보석과 비교해 보아도 보석으로서의 아름다움은 하나도 손색이 없는 그런 돌이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녹색의 투휘석을 가장 선호한다. 이는 동토지대에 핀 녹색 꽃 크롬-투휘석이다.
러시아의 이 지역은 러시아 다이아몬드의 거의 전부를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바로 이 크롬-투휘석은 초염기성
암석의 구성광물이므로 다이아몬드 광산을 배태하고 있는, 킴벌라이트의 존재를 알려 주는 지시광물이기도 하다.
이 휘석의 일종인 투휘석의 색은 결정구조 내에 포함된 크롬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그런 결정을
크롬-투휘석(Chrome diopside)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철분의 양이 증가할수록 색은 더 어두워진다. 다만 이 결정이 갖는 보석으로서의 단점은 모스 경도가 5~6 정도로 비교적 낮은 편이라서, 접촉이 빈번한 반지에 사용되는 것보다 펜던트나 귀걸이용으로 더 적합하다는 점이다. 구 소련이 붕괴되자 서방과의 교역이 자유로워지면서 이 돌이 서방세계로 더 많은 양이 유입되었다. 보석으로 이 돌이 유통되면서 다른 곳에서도 산출이 보고되었는데, 주요 산출지는 러시아를 포함하여 우즈베키스탄이다. 그 외에도 미국, 인도, 미얀마, 스리랑카, 남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파키스탄, 탄자니아 그리고 핀란드 등에서도 산출된다.
러시아에서 산출되는 크롬-투휘석은 보석상들은 베르델라이트(Verdelite)란 좀 더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거래를 하고 있다. 그런 이름을 붙인 거래상의 설명으로는 ‘녹색의 돌’이란 의미라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청색의 투휘석 변종이 발견되는데, 이는 투휘석 내에 치환되어 들어간 망간이 만든 색이다. 이런 청색의 투휘석은 비올란(Violan)이라고 부른다.
때로는 투휘석 내의 내포물로 들어간 금홍석의 섬유상 결정 때문에 묘안효과나 성채효과를 보이는 돌도 발견된다.
인도는 현상석, 즉 투휘석의 묘안석과 성채석의 유명한 산출지이다. 만약 당신이 녹색의 보석을 선호한다면 한번 고려해
볼만한 대상이다. 크롬-투휘석은 아름다운 녹색에 비교해서 거래되는 가격은 1캐럿 당 100달러 정도로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서, 이런 색의 보석을 원하는 사람들이 소지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대이다.
(출처:보석, 보석광물의 세계,google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