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복이 운동 효과를 부른다,
'좋은 운동복을 입었다면 이미 운동 효과가 시작된 거나 다름없다'니까. 운동하기 전 ‘잘 차려입고’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잊지 말자, 스포츠 브라
피트니스 센터를 찾는 여성들이 꼭 잊지 말아야 할 기어가 하나 있다. 바로 스포츠 브라다. 사실 가슴은 여성들의 운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이기도 하다. 전설 속의 아마조네스족이 훌륭한 여전사가 되기 위해 일부러 유방을 제거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말이다. 운동 전에는 강력한 압력과 지지력으로 가슴을 고정시켜 주는 스포츠 브라 착용을 적극 권장한다. 단순한 달리기만 해도 유방은 3차원적으로 충격을 받는다. 전후, 좌우, 상하에 이르기까지 거의 아라비아 숫자 8의 형태로 움직이며 충격을 받는데 운동에 방해가 되고 통증을 유발하는 것 외에도 가슴 처짐 같은 미용상의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스포츠 브라는 이왕이면 기능성을 탑재한 전문 브랜드를 권한다. 스포츠 브라의 생명은 압박과 편안함인데 저가형 브랜드일수록 발수성, 속건성 등의 기능이 부족하고 가슴을 보호하는 압박력도 떨어진다. 같은 회사 모델이라도 컵이 두 개로 나눠진 것들이 피팅감은 물론 기능성까지 좋다. 큰 주머니 형식에 패드만 삽입하는 것보다 밀착도 잘돼 안정성이 뛰어나다. 단, AA컵 이하의 여성은 아예 노브라로 운동해도 별다른 불편함을 못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개인차에 맞춰 결정하자.
기초가 탄탄해야 흔들리지 않는다, 운동화
한때 두툼한 에어가 들어간 푹신푹신한 운동화가 고급 운동화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마돈나가 촉망받는 신인 소리를 듣고 마이클 조던이 현역이던 1980~90년대의 이야기다. 그땐 바야흐로 확장의 시대였다. 경제는 활황이었고 시장은 팽창하고 있었다. 패션도 어깨에 거대한 패드가 들어간 파워 숄더 재킷이 유행했다. 당시만 해도 운동화는 무조건 밑창이 푹신하고 두툼할수록 완충 작용을 잘해 좋은 것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단언컨대 미니멀리즘! 운동화는 갈수록 무게는 가볍게, 밑창은 얇고 부드럽게 진화하고 있다. 아직 피트니스 전용화라는 개념은 없지만 짐에 갈 때 신는 신발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고른다. 먼저 발볼이 넓을 것. 신발 안에서 발가락이 자유롭게 펼쳐져야 한다. 만약 발 볼이 지나치게 좁다면 발가락이 오므라든 상태가 되고, 이는 발 전체에 과한 긴장을 불러일으킬뿐더러 발바닥의 아치를 약화시켜 족저근막염이나 발목 관절 불안정성 같은 2차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굽이 낮을 것. 90년대에 유행했던 것처럼 과한 에어나 쿠션이 들어간 운동화는 피할 것. 높이가 높아질수록 무게중심은 불안해진다. 발바닥 밑창에 들어간 에어나 쿠션이 푹신한 느낌을 주고, 발목에 완충작용을 할 수는 있지만 반대로 불안정해진 무게중심으로 발목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밑창이 부드러울 것. 운동화에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멋진 운동복, 멋진 몸매에도 도움이 될까? 진짜 중요한 이야기 하나가 더 남아 있다. 착용감, 흡습성, 통기성, 속건성 외에도 기능성 스포츠 웨어엔 숨겨진 기능이 있다. 멋진 운동복을 입는다는 것 그 자체가 멋진 몸매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체형 보정 기능이 탑재된 스포츠 기어의 힘을 빌려 뱃살이 들어가 보이는 식의 눈가림이 아니다. 단지 어떤 옷을 입었느냐에 따라 무의식중에 행동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 2012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애덤 갤런스키(Adam D. Galinsky) 박사와 하조 애덤(Hajo Adam) 박사는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실험 대조군에겐 그냥 평상복 차림을, 실험군에겐 의사와 같은 흰색 가운을 입게 한 상태에서 동일한 업무를 보게 했다. 그 결과 보통 사람이라도 의사 가운을 입고 있는 동안엔 일에 대한 주의력과 집중력이 강해지고 조심성도 늘어나는 현상을 관찰했다. 제복을 입는 직업군이 전문성과 책임감에 긍지를 갖고 더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현상을 임상심리학계에선 복식효과(Enclothed Cognition)라고 부른다. 이런 복식효과는 피트니스 센터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운동복으로 목 늘어난 면 티셔츠를 선택한 사람과 운동 목적은 물론 심미성까지 고려해 잘 차려입은 사람의 운동 효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멋진 운동복을 갖춰 입는 순간 일종의 자기 최면이 작동한다. 나는 이만큼 스포티하며 몸매도 멋지게 다듬어질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감에 차 있을수록 더 자주 체육관을 찾고 자기가 원하던 운동 목표에 도달하기 쉬워진다. 결국 멋진 운동복을 입는 게 멋진 몸매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대한 힘줘서 차려입고 당당하게 운동할 것. 패션에 대한 열정 또한 운동을 열심히, 잘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
이것만은 입지 마세요, 땀복
‘땀을 많이 흘릴수록 운동 효과가 좋다’는 믿음에 클래식한 느낌의 땀복을 운동복으로 선택하는 패션 테러리스트들이 있다. 정답은 ‘네버 에버’! 알다시피 땀복은 일부러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만든 트레이닝복이다. 그러나 이렇게 흘린 땀은 실제 운동 효과와는 별다른 연관이 없다. 간혹 운동 선수들이 땀복을 입고 훈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복싱이나 레슬링처럼 체중 제한이 있는 종목의 선수들이 일부러 땀을 더 많이 흘려 빨리 체중을 맞추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수분 배출은 체지방 분해와는 별개의 일이다. 오히려 땀복 때문에 지나치게 올라간 체온은 열 손상을 야기하고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출처:EL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