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한 것들
날개 달린 운동화, 알록달록한 한정판 운동화는 나중 얘기다. 단순하고도 납작한 이 운동화들이 단연 먼저다.
케즈가 만든 고무 밑창 운동화를 처음 신은 사람들은 신발을 신고 걸어도 아무 소리 안 나는 것에 놀랐다. 마치 자신이 통통한 발꿈치를 가진 고양이가 된 기분이었다고들 했다. 뚜걱거리는 구두가 더 익숙한 사람들에게 그건 혁명이었다. 그래서 살금살금 걷는다는 의미를 지닌 ‘스니크 Sneak’라는 동사를 변형해 ‘스니커즈’라고 불렀다. 그 이후 지구에 나타난 운동화들은 온 지구인이 하나씩 신어도 남을 정도로 많겠지만, 그때 그 스니커즈는 건재하다. 더 중요한이유는 그 시절에 입던 옷을 지금도 입는다는 사실이다. 폴 뉴먼이 입던 브이넥 스웨터와 코듀로이 팬츠, 스티브 맥퀸이 입던 스웨트 셔츠와 가죽 블루종, 존 F. 케네디가 입던 옥스퍼드 셔츠와 치노 팬츠는 여전히 남자의 옷장을 채운다. 그리고 그런 수수한 옷엔 역시 기교를 뺀스니커즈가 제일 잘 어울린다. 혹시 좀 더 현대적으로소화하고 싶으면 애덤 브로디처럼 스키니팬츠에, 라포엘칸처럼 턱시도 수트에 신으면 괜찮다. 납작한스니커즈는 운동화의 근원이다. 아무리 신어도 질리지 않고, 어떤 옷에 신어도 기본 점수는 받는다. 마침 가을이니까, 색상 또렷한 양말도 함께 준비한다.
1 어설트 11만5천원, 수프라 NS.
2 잉글레사 론칼 5만9천원, 빅토리아
3 테키스 4만9천원, 푸마.
4 CVO 베이직 4만9천원, 케즈
5 프로 스타 CVO 4만5천원, 컨버스.
6 윙팁 9만4천원, 제네릭 서플러스
7 엘링톤 15만5천원,클래.
8 바스켓스14만원, 트윈스by
10 꼬르소꼬모.
(출처:G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