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시대, '행복한 삶'보다 '전체적으로 덜 불행한 삶'을 꿈꾼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는주제로 글감을 찾는 과정이 행복하기보다는 괴롭다. 늘 행복을 추구하며
살지만, 막상 행복한지 자문했을 때 그렇다고 자신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타인을 내 행복의 비교 대상으로 삼기
점차 쉬워져 가고 있는 사회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TV,신문 등의 매체가 지배적이던 시절에는 공통의 관심시가
유명인의 삶이었지만,그 시대도 이미 지난 듯 하다. 이제 SNS를 켜면 유명인이 아닌 제 3자들의 내밀한 삶까지도
들여다 볼 수 있다.
SNS의 진화 과정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단편화'라고 할 수 있다. 장문의 줄글 방식인 블로그에서 단문 방식의 트위터로,
더 나아가 이제는 #를 단 단어와 함께 이미지 한 장을 올리는 방식인 인스타그램이 SNS 트렌드의 대세가 됐다.설명은
불필요해지고 사진 한 장이 모든것을 요약한다. 독해는 필요 없다. 한 번 보기만 하면 된다.
설명은 과정이고,이미지는 결과다. 설명이 필요 없어지면, 과정의 중요성과 공정성도 무시된다.실제 삶을 반영하기보다
보이고 싶은 모습을 가장하기 더 편리해졌다. 타인이 올린 이미지 한 장을 보고 그가 행복하다고 섣불리 오판하고,대조적
으로 내 삶은 불행하다고 박탈감을 느끼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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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일간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은 직장 등 사회생활보다 일상과 휴식에서 행복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설문 응답자의 60% 이상은 여가 활동을 한 달에 두번 이하 밖에 즐기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한 3명중 1명인 30%이상은 'SNS에서 기쁨,행복을 과장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남들에게 뒤쳐지고
싶지 않아서(53.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행복은 누리기가 쉽지 않으니 그 대체재로써 행복하게 보이기를
추구하는 쪽으로 경도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OECD국가 중 근무시간1위, 수면시간 최하위다. 그 속에서 행복까지 경쟁하듯 가장하며 살아가야하는
한국인의 삶이 안쓰럽다. '행복'이라는 말에는 '불행'이라는 뚜렷한 반의어가 존재한다. 삶 중에서 행복했던 시절을
가려내는 순간 나머지의 삶은 불행의 영역에 놓이게 된다. 행복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살며 행복 강박에 놓이기
보다는 그러한 이분법을 떠난 삶이 차라리 더 낫지 않을까.
행복은 지속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하짐나 ,기쁨은 순간적인 것임을 모두 안다. 지난 어느 순간을 행복했다고 기억하는
것보다 기뻤다고 기억하는 것이 남루한 현실과 비교했을 때 덜 아프게 느껴질 수 있다. 이 행복이 언제 끝날까 다가올
앞날을 걱정하기보다, 기쁠 때 마음껏 기뻐하고 슬플 때는 한 없이 슬퍼하며 현재의 매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고 잘
떠내보내는 것이 전체적으로 덜 불행한 삶이 아닐는지.
행복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꿈꿔보는 개인의 소박한 처세술이다.
(출처:google images, brunch_mi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