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장미,능망간석
능만간석의 능면체 자형 결정
마치 현란한 장미 결정의 내부로부터 뿜어 나오는 듯하다.
망간을 함유한 광물들은 적색계열의 색을 만든다. 수길라이트보다 산출이 더 풍부한 것으로는 능망간석(Rhodochrocite)과 로도나이트(Rhodonite)라는 광물이 있다. 능망간석은 탄산염(MnCO3)이고, 로도나이트는 규산염(MnSiO3)으로 서로 다른 광물이며 생성되는 지질학적 환경 역시 다르지만 결정 속에 들어 있는 망간에 의해 적색계열의 색을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로도크로사이트와 로도나이트란 이름은 바로 그리스어의 ‘장미’를 의미하는 rhodon과 ‘피부색’을 나타내는 chros에서 유래된 것만 봐도, 장밋빛 붉은색을 띠고 있다는 것을 광물 명으로부터 알 수 있는 돌이다.
이 돌은 탄산염이기 때문에 경도가 3.5~4 사이로 매우 낮아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보석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로도나이트는 규산염이기 때문에 이보다 다소 높은 5.5~6.5 정도이다. 장식용 소품을 조각하는데 주로 이용되며, 투명한 광물은 일상적인 착용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광물 또는 보석 수집가들의 소장품으로 사랑을 받는다. 능망간석의 망간은 결정구조 내에서 칼슘, 마그네슘 그리고 아연과 같은 원소들에 의해 자주 치환된다. 이런 원소들이 치환되는 양이 많아질수록 이 광물의 색을 연하게 변화시킨다.
이 광물은 주로 온도가 비교적 낮은 환경에서 일어나는 열수변질작용의 산물로 산출된다. 물론 주위의 망간광물이 있는 곳에서의 변질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맨 처음 이 광물을 기재한 곳은 루마니아로 1813년에 처음 알려졌다. 이 광물의 주요 산출국은 미국이며, 그중 콜로라도 주의 스위트홈 광산이 대표적인 산출지이다. 스위트홈 광산은 약 2천5백만 년 전 마그마로부터 기원된 열수에 의해 만들어진 Cu-Au-Mo 광산이었다.
오랜 기간 동안 이런 비철금속을 생산하던 이 광산은 오늘날에는 능망간석의 아름다운 자형 결정을 산출하는 광산으로 더 잘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콜로라도 주는 2002년 이 광물을 주의 보석으로 지정하였다. 물론 세계의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이 광물은 산출된다.
투명하지도 그렇다고 반투명한 것도 아니지만 색의 농도가 다른 능망간석들이 동심원상의 띠 모양으로 산출되는 것이 있는데 이를 ‘잉카장미(Inca rose)’라고 부른다. 잉카장미는 아르헨티나가 주요 산출지이며, 주로 동굴이나 지하 공동에서 종유석상으로 산출된다. 종유석이란 지하를 흐르는 지하수에 용해된 성분이 한 방울씩 떨어지면서 침전된 결과로 만들어지는 돌이다.
‘잉카장미’로 알려진 종유석상으로 성장한 능망간석의 단면
이들은 주로 동심원상의 띠를 만들며, 중앙으로부터 외각으로 가면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종유석의 성장 속도는 물론 흐르는 용액의 성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지만 평균 성장속도는 1년에 고작 0.13mm로 알려져 있다. 최적의 조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다고 해도 1년에 3mm를 넘지 못한다. 그런 속도로는 수 cm 성장하는 데에도 수백 년 이상이 걸린다. 지하를 통해 동굴 속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이 수천 년 아니 수만 년 이상 지속되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잉카장미이다. 잉카장미의 한 겹 한 겹의 띠는 바로 성장을 위한 인고의 세월을 대변하는 것이다.
이런 성장 속도를 생각하면 우리가 흔히 석회암 동굴에서 보았던 수많은 종유석들이 범상치 않은 시간의 산물임을 알게 된다.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훌륭하지만 거기에 아름다운 색조를 더한 능망간석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진 돌이다. 그러나 종유석으로 성장하는 능망간석은 망간(Mn)을 칼슘(Ca)이 치환하고 있어 순수한 능망간석보다는 색조가 약한 분홍색으로 띠는 경우가 더 많다. 칼슘의 치환되는 양이 많을수록 색깔은 더 희미해진다.
동심원상으로 성장한 잉카장미의 연마편은 다른 가공을 하지 않아도, 그 아름다움이 뛰어난 장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이런 돌은 로도나이트와 더불어 주로 장식용 공예품을 조각하는데 사용된다. 이 광물은 탄산염광물이기 때문에 산에 쉽게 반응한다. 로도나이트는 미국 메사츄세츠 주에서 주의 보석으로 지정하였다.
(출처:보석, 보석광물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