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우울증
바빠 죽겠는데 대낮에 예쁜 카페에서 샤넬 백 올려놓고 하루키 에세이를 읽고, 만날 해외 여행 다니는 SNS 친구들 때문에 우울하다. 댓글은커녕 ‘좋아요’ 하나 없어서 외롭다. SNS가 유발하는 ‘발암’의 순간들.
카카오스토리의 우울
●학창시절, 나보다 못 나갔던 친구가 엄청 좋은 남편 만나서 결혼 사진, 부부끼리 알콩달콩한 사진 올릴 때. 좋겠다, 이것들아.
●전투적으로 올라오는 육아일기! 지 새끼 귀여운 건 알겠지만 사진을 합치지 않고 한 장씩 계속 올려서 무한 스크롤 내리다가 득도할 지경.
●자기 쇼핑몰에서 파는 물건 계속 올리는 친구. 미안한데 오늘 친구 취소했다.
●조카랑 같이 사진 찍어 올렸는데 언제 유부녀 됐냐고 댓글 달릴 때
●댓글 알림 받고 좋아했는데, 김미영 팀장님일 때. 다음 카카오 똑바로 관리 못하나?!
●게임 애플리케이션 광고가 계속 올 때. 애니팡은 나의 원수.
페이스북의 우울
●내가 올린 유머 사진을 친구가 퍼 나르지 않으면 내 감각이 떨어지는 것 같아 우울하다.
●내가 올린 유머 사진에 친구들이 ‘ㅋㅋㅋㅋㅋㅋㅋ’를 너무 적게 달면 짜증난다.
●생일이라고 알람이 떴는데 축하 댓글이 적게 달리면 인생 헛산 것 같다.
●본인만 웃긴 움짤, 저질 개그, 혐오 사진을 끝도 없이 올리는 친구 때문에 짜증난다. 요즘엔 동영상도 자동 재생이라 무방비 상태로 징그러운 거 튀어나올 때가 많다.
●자동 재생되는 동영상 때문에 LTE 데이터 호로록 빨리는 기분이 들 때. 재빨리 스크롤을 내렸는데, 그럼 괜찮은 거 맞나?
●연애 시작하면 ‘연애 중’, 회사 취직하면 ‘무슨 회사’ 취직했다고 상태 표시창 업데이트 꼼꼼히 하는 동창 놈들. 네 화려한 상태 표시창? 내 현실 시궁창ㅠ.ㅠ
●친구 추천 때문에 친구 맺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친구 요청이 너무 많다. 이제 회사 부장님, 대학교 때 나 쫓아다니던 동기 놈처럼 절대 내 사생활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친구로 등록돼서 정작 쓰고 싶은 말도 못 쓴다.
●구남친의 새 여친 자랑 피드가 타임 라인에 보일 때. 그 친구의 친구가 ‘좋아요’를 누르고, 그게 타고 타고 하다가 내 타임라인에까지 보이더라. 난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는데… 넌 행복하니!!
●공개적으로 특정인물 저격하는 녀석들. 개인적으로 해결하면 되지 굳이 공개된 장소에 떠벌리고 다녀야 하나 싶다. 그러다 저놈이 나까지 저격한다면…
인스타그램의 우울
●요즘 뜨는 #맛집 #명소에 가서 사진을 찍어 올리지 않으면 뒤처지는 느낌이다.
●보정 어플과 실제 얼굴 사이의 갭을 줄이기 위해 성형수술이 하고 싶다.
●‘좋아요’ 수가 적으면 우울하다. 다 나가주세요, 혼자 있고 싶습니다.
●#셀스타그램 자꾸 올리는 애들. 예뻐도 짜증나고, 안 예쁘면 더 짜증.
●다이어트로 신경이 날카로운데 #맛집 #먹방 사진만 줄기차게 올리는 친구 때문에 우울. 얘는 이렇게 처먹고도 살도 안 찌나, 날씬한 셀카 보면서 두 번 우울.
●다른 사람 글에는 잽싸게 댓글 달면서, 내가 글 올리면 반응이 아예 없는 친구를 볼 때.
●남친이 예쁜 외국 여자 엉덩이 사진에 ‘좋아요’ 누른 걸 봤을 때. 이걸 죽여, 살려.
●같이 사진 찍었는데, 지 얼굴만 예쁘게 보정해서 올리는 친구! 네 이름 태깅해서 원본 올려줄까?
●직장 선배 사진에 의무적으로 ‘좋아요’ 누르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 이건 사회 생활이야.
●본문 내용보다 더 긴 해시태그 리스트를 달아놨을 때 #맞팔 #선팔 #daily #소통 #재미 #없니 #미안
네이버 블로그의 우울
●파워 블로거들이 내가 원했던 물건을 무료로 받아서 쓰는 모습을 볼 때. 부럽다가도 짜증난다.
●파워 블로거의 이웃 이벤트에 매번 같은 사람들만 될 때. 내가 진실을 밝혀내고 말 것이야!
●그냥 방문자가 없을 때. 내가 그렇지 뭐.
간단 우울증 해결법
1 SNS 삭제 - 이것들을 내 눈앞에서 싹 치워라!
2 지인 중심의 폐쇄형 SNS 이용 - 비교될 바에야 끼리끼리 모이리라!
3 SNS 하다가 막말하고 신상 털리며 된통 당하는 사람들을 보며 ‘내가 저래서 SNS를 안 하지’라며 자위.
4 모두 다 신랄하고 우울한 분위기의 트위터로 이주.
<출처 : sing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