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은 곧 기회다
‘거듭’ 부탁하고 ‘계속’ 거절당해도 굴하지 않고 상황을 기회로 역전시킬 수 있는 법은? 거절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물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있다 33% yes
넘어오진 않더라도 휘청거리지는 않을까?
11년차 방송작가 A씨의 섭외 비법
1 삼고초려는 관계의 시작이다 >>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조심스러운 방법이 바로 삼고초려다. 거절을 당하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집요하게 설득한다. 전화가 안 되면 문자, 문자가 안 되면 메일, 그마저도 녹록지 않다면 상대의 집, 회사 등에 직접 찾아간다. 지인을 알고 있다면 목표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최대한 많이 파악하는 게 좋다. 내가 펫 관련 프로그램을 할 당시 방송인 S를 섭외하기 위해 일찌감치 그가 키우고 있는 견종은 물론 그의 성향을 파악했다. 더불어 이 프로그램을 하게 될 시 그가 얻을 수 있는 이미지를 자세히 설명했더니 설득은 비교적 쉬웠다.
2 사과를 동반한 거절을 당한다 >> 찌르고 두드려도 넘어오지 않는 상대라면 일단 포기하는 것도 괜찮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인 것이다. 단 상대가 거절하면서도 내게 “정말 미안해요”라고 말할 정도로 사전에 충분한 공을 들여야 한다. 정성을 들인 마음에 응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부채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추후에 같은 상황이 벌어져 내가 연락했을 때 긍정적인 답이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인 셈이다.
3년차 기업 교육 강사 겸 프리젠테이터 B씨의 영업 비법
1 거절의 이유는 상대가 원하는 것이다 >> “싫다”는 대답을 듣더라도 그 이유를 명확히 짚고 넘어가는 것은 미래를 위해 좋다. 그게 새로운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입찰 프레젠테이션에서 발표를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회사는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을 발표자에게 돌릴 것이다. 그럴 땐 수주하기로 한 회사에 전화를 해 왜 입찰에 떨어졌는지를 꼭 물어본다. 마치 입시나 입사에서 떨어진 까닭을 알기 위해 학생처와 인사과에 연락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거절의 이유를 알면 적어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이후 전략을 짤 때 유리하기 때문이다.
2 적절한 가면이 필요하다 >>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는 스팸 문자와 전화. 과연 효과가 있기는 할까? 답은 그렇다. 텔레마케터들을 교육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게 ‘영업이 아닌 것처럼 영업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광고전화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전화를 끊지만, 일부는 설명 내용을 끝까지 듣는다. 예를 들어 한 통신사에서 무료로 주는 혜택이 2~3개월까지는 무료이지만, 이 기간을 넘으면 소액 결제가 되는 상품이 있다고 치자. 텔레마케터들은 소중한 고객을 위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부각해서 설명한다. 보조 문장은 비중 있게, 중심 문장은 적게 다루는 셈이다. 편법이기는 하지만 분명 먹힌다.
10년차 언론 홍보 담당자 C씨의 설득 비법
1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된다 >> 부탁에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보통 내가 하는 일은 홍보하는 제품이 매체에 많이 노출되도록 하는 것. 일의 특성상 물질적으로 베풀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주는 만큼 그대로 결과물이 나올 수 없는 것도 일의 생리상 어쩔 수 없다는 걸 받아 들인다. 그 후엔 상대가 내 부탁에 응할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 대개 사람들은 받은 만큼 줄 수 없으면 미안한 마음을 갖기 마련. 당장은 아니라도 진짜 필요한 순간에 떠오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평상시에 밑밥(!)을 깔아두는 게 좋다. 단, 받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게 선을 지켜야 한다.
2 상사를 공략한다 >> 상대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성사해야 하는 일이라면 불가피하게 이 카드를 꺼낸다. 상대의 윗사람을 공략하는 것. 대리에게 먹히지 않는다면 팀장에게 부탁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다. 원하는 대로 일은 해결되지만, 자주 접촉해야 할 상대와는 소원해질 수 있다. 담당자와 충분한 대화를 나눠서도 해결되지 않는 것은 관계를 생각해서도, (일이 성사될) 가능성을 가늠해서도 포기하기를 권한다.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선택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출처 : sing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