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의 '환골탈태'…
안녕하세요~ Mr.CEO 입니다 ^^;;
오늘은 한국경제뉴스에 나왔던 후지필름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 저는 오래전 필름 카메라에 미쳐서 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니콘클럽 에서 활동했었는데 기종은 Nikon FE, FM2 가 주기종이었죠, 나중에는 현상하는것 자체가 아까워서 냉장고에 가득 쌓아놨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때 사용하던 필름은 대부분 코닥이였었죠. 그런데 2012년, 필름 카메라의 대명사와도 같았던 코닥 필름이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설립후 무려 123년 만이였죠.
한때 미국에서의 시장점유율 90%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코닥 필름은 디지털 카메라의 욱일승천에 적응하지 못하고 끝내 무너지고 말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코닥을 침몰시킨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는 코닥필름에서 먼저 개발한 것이었습니다.
디지털카메라는 코닥필름에서 근무하던 연구원에 의해서 1975년에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코닥필름은 디지털 카메라를 상용화하지 않고 묻어두었죠, 디지털 카메라의 시장성에 대한 확신이 없었을 뿐더러, 디지털 카메라가 기존 코닥필름의 사업모델을 위협하리라는 경계심 때문이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고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 카메라는 코닥필름을 쇠락의 내리막길로 떠밀었습니다. 왜 일까요? 코닥필름은 기존의 카메라를 저렴하게 판매한 후에 필름에 대한 마진을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거두었는데,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 카메라는 이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여기에 후지필름이 있다. 후지필름도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필름카메라의 시장규모가 12분의 1까지 줄어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그러나 후지필름은 여전히 건재하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디지털카메라의 수요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인데 후지필름의 매상고(賣上高)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우리는 후지필름의 혁신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후지필름은 쇠퇴하고 있던 필름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았다. 원천기술에 대한 깊고 창의적인 연구와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환골탈태(換骨奪胎)에 성공한 대표적인 제조업체로 평가된다.
물론 필름 부문의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로 급감했다. 하지만 후지필름은 1934년부터 카메라 필름사업을 영위하며 축적해온 방대한 원천기술력을 십분 활용하여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시작했고 경쟁사인 코닥보다 준비가 철저했다. 또한 후지필름은 디지털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동시에 기능성 재료나 제약산업, 화장품과 같은 신(新)사업에 뛰어들었다.
2003년 후지필름 CEO로 부임한 고모리 시게다카 회장은 다음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선언하고 사내(社內)의 필름 관련 인원 4,000여 명을 구조조정했다. 그리고 필름사업에 대한 깊은 연구를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후지필름 연구진들은 자사(自社)의 필름 기술이 어디에 적용될 수 있을지를 연구했고, 마침 LCD TV가 눈에 띄었다. LCD TV에 투입되는 편광판(偏光板)의 색상을 조절해주는 TAC필름, 구조가 카메라用 필름과 유사했다. 후지필름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무려 1500억 엔을 투자했다.
현재 후지필름은 세계 TAC 필름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관련 특허의 절반 이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되었다.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 만드는 LCD TV의 TAC 필름도 전량 후지필름에서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후지필름이 LCD TV 제작에 없어서는 안되는 기업이라는 이야기다.
후지필름의 혁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고, 필름의 소재가 어떠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에 띈 것은 필름의 원재료인 콜라겐의 활용이였다.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콜라겐은 화장품에도 많이 쓰인다. 지난 70년 이상 필름을 만들어온 후지필름은 누구보다도 관련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이를 활용하여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한 것이다. 예를 들어서 표면을 정교하게 처리하고 항산화 물질을 도포하여 유해 활성산소와의 접촉을 막는 기술, 발색 물질을 나노입자로 곱게 도포하는 기술 등을 화장품에 응용했고, 말하자면 필름사업으로 축적한 원리와 노하우를 이제 인간의 얼굴에 적용한 것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후지필름은 의약품 시장에도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필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화학성분을 합성해본 지견(知見)이 있었기에 자신감이 있었던 것이다. 의약품은 인체에 적용하는 것이기에 화학 기술만으로는 역부족임으로 후지필름은 M&A에 7000억 엔을 쏟아부었고, 2008년에는 도야마화학공업을 1400억 엔에 매수했다.
당시 적자투성이던 도야마화학공업을 인수했다는 사실에 주주들의 원성이 거셌으나 후지필름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리고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며 주주들의 원성을 일거에 잠재워버렸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프랑스의 간호사가 후지필름의 약물을 처방받고 완쾌한 것이다.
후지필름은 2만 명 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해외의 수요를 봐가면서 생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 금년에는 화장품과 의약품 분야에서 4000억 엔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는데, 2020년에는 의약품에서만 매출액 1조 엔을 달성하겠노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최근에는 미국의 셀룰러 다이나믹스를 인수했다. 셀룰러 다이나믹스는 인공 다능성줄기세포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생명공학기업이다.
후지필름이 이 회사를 인수했으니 유도 만능줄기세포의 기술과 노하우를 후지필름이 보유한 소재 분야의 공학기술과 접목시켜서 재생의학 분야의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후지필름은 자사(自社)와 관련없는 사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생뚱맞아보이는 투자에도 다 이유가 있고, 화장품이나 제약산업의 진출에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후지필름은 완전히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을 했다.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기존의 주력사업이던 필름의 시장규모는 전성기의 12분의 1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후지필름은 경쟁사인 코닥필름이 파산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자사(自社)가 보유한 원천기술에 대한 끈기있는 연구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했으며, 전진하고 있다.
이제는 카메라보다 여타 분야의 사업규모가 더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수요조차도 감소하고 있는 판국이니까, 후지필름이 카메라에만 매달렸더라면 캐논이나 니콘같은 쟁쟁한 경쟁사들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코닥의 전철을 밟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후지필름은 과감한 구조조정과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서 생존했고, 경쟁사가 사라진 빈자리를 독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마 연식이 짧은 사람들은 후지필름에서 생산한 프린터나 화장품을 사용하면서 「왜 화장품이나 인쇄기를 만드는 회사의 사명(社名)이 후지필름이냐?」라고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릴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