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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한 스푼 덜어내기

2015.12.09 19:43
기타 조회 수 2291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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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모 화재보험에서 걱정인형 캐릭터를 앞세우며 '걱정은 저희가 대신할게요' 라고 말하는 광고가 있었다.

가끔 그런생각을 한다. 정말로 내 걱정 좀 누가 대신 다 가져가줬으면. 그런 걱정들이 쓸모없는 감정 소모에

지친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걱정이 쌓이는 기분이란.

 

학점을 잘 받아왔고 계속 유지하기 위해 마지막 학기까지 아둥바둥하는 스스로가 우습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지만 이게 내 성격인걸 어떡하나 받아들여야지. 더 이상 좋은 성적을 받아도 장학금을 받을 수도 없고

졸업 이후가 더 중요한 시점인데 나는 아직도 학점을 조금이라도 더 잘받기 위해 조별과제와 마지막 기말고사에

용쓰고 있다. 이왕 잘 해온 거 마지막까지 좋은 성적을 받았으면 싶다는 욕심이 힘에 부쳐오는 순간.

마지막 학기니까 그냥 잘 되든 말든 더 애쓰지 말까 싶기도 하짐나 이내 그래도 지금까지 해온게 있는데

최선은 다해야지 라는 모순의 꽃이 피어오른다. 이럴 때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듯 지인들에게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뭔가 내 걱정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드로도 위로가 된다. 친구에게 마음 한 가득 푸짐한 걱정을 내비치자

친구가 내게 '잘 할거야' 라고 말해주었다. 딱히 그런 대답을 듣고 싶어서 이야기한건 아니었지만 그 한마디에

내 걱정은 스르르 녹아 없어지는 기분이었다.

 

 

못하면 좀 어때, 그냥 다 지나갈 길인데. 걱정말고 너 하고 싶은 대로해!

 

친구가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나는 지난 몇년간 힘든일이 있을 때마다 노트에 '시간지나면 다 잘될거야.'

라고 적었던 스스로의 다짐이 떠올랐다. 그래 결국엔 다 매듭지어질 일이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넘버 중

가장 좋아하는  The transformation을 조승우의 목소리로 듣던 날이 떠올랐다. 하이드로 변하 기 전 마지막 실험에서

'다 잘될거야 기다려보자 시간만은 증명할테니.'라고 하던 그 목소리. 그때의 지킬도 아마 불안함을 감추기 위해

스스로가 걱정을 털어내기 위한 위로의 말을 했던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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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때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단편적인 예에 불과하지만 살아오면서 무수한 걱정들을 안고 살아온 내게 사람들의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큰 힘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진심 어린 위로 일때도 있고 그냥 지나가는 말 한마디 일때도 있지만 그 말이 큰 울림이

되면 받아들이는 이에겐 든든한 힘이 된다. 말의 힘이란게 참 대단한 것 같다.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의미가 다르긴 하지만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내 걱정이 살아지는 걸 보면.

 

어젯밤 중요한 시험을 앞둔 또 다른 친구에게 새벽녘에 카톡을 보냈다. 4월즈음에 그냥 지나가는 말로 시험을

준비중이라고 한 이후 별다른 말이 없기에 조용히 준비하는 것 같아서 고민하며 짧은 이야기를 보냈다.

수험생과 대화하는 기분이라서 더 조심스러웠다. 괜한 부담을 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너무 길게 쓰지도 않았고

잘 봐야해, 잘 할 수있어 등의 책임감을 짊어 주는 것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후회없이 네가 아는 걸 

다 털어내고 오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해주었다. 그 말 한다미를 통해 친구가 걱정을 한 스푼이라도 덜어낸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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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 개인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서 소설을 습작하거나 해야 할 일을

다이어리에 메모하면서 글로 정리해두는 방법을 가장 많이 쓰고 있다. 뭘 하던간에 글로 정리하면 한결 불안함이

가시는 기분. 그러다보니 최근 몇 페이지는 계속 비슷한 낙서만 적혀있다. 이러다가 또 다른 걱정이 나를 덮치면

나는 또 한참을 고민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때의 나를 위로해줄 누군가가 분명 있을거라고 믿는다.

그게 나 자신이 될수도, 가족이 될수도, 친구가 될수도, tv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멈춘 방송에서 누군가가 한 말일

수도 있다.

 

그렇게 조용한 위로 한마디로 걱정 한 스푼을 덜어낼 수 있다면.

 

 

 

 

 

 

(출처:brunch_이소, google images, youtube_걱정말아요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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