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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로 만난 사람과 친구 되기

2016.02.23 18:24
기타 조회 수 2419 추천 수 0 댓글 0

나이 먹으니 주변에 친구가 없다고 푸념만 하지 마라. 날마다 얼굴 보고, 메일을 주고받으며 함께 일하는 그 사람이야말로 당신의 진짜 친구가 될 수도 있다. 

“회사 사람과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마.”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자주 하는 충고다. 자칫 공사를 구분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이 연출될 것을 염려하는 말이다. 물론 친한 사이에 일이 끼어들어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는 일을 하다 우연히 알게 된 거래처 팀장이 내 친구의 어려운 대학 선배일 때는 아는 사람이라 오히려 업무적으로 정당하게 요구할 것도 말을 아끼며 눈치를 봐야 하는 일도 생긴다. 함께 일하는 사람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마땅히 필요하다. 그러나 굳이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며 선 긋는 일은 어리석다. 일하면서 알게 된 사람과 친해짐으로써 생기는 이점도 많기 때문이다. 내 옆자리에는 11월이면 만난 지 5년째가 되는 남자친구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낸 동기 A가 앉아 있다. 입사 이후부터 지금까지, A와 함께 보낸 시간은 가족보다 더 길다. 잡지 기자 일의 특성상 주변 인맥을 총동원해 사람을 섭외해야 하는 일이 많다. 아무리 인간성이 좋고 인간관계를 잘 유지했더라도 매달 기사 기획에 맞는 취재원을 찾는 건 어렵다. 그럴 때마다 도와달라 손을 뻗게 되는 건 동기 A와 사적으로 연락해도 전혀 거리낌없는 선배 C다. 동종업계 사람이라 내가 ‘쿵’ 하고 울면, 그들은 ‘짝’ 하고 도움을 준다. 일뿐 아니다. 난 십년지기에게 할 수 없는 고민을 그들에게 훨씬 쉽게 털어놓는다. 내가 고민하는 많은 것들이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이고, 겪은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 사직서를 내는 많은 사람들은 회사나 일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싫어서 퇴사를 결심한다. 달리 말하면 함께 일하는 사람과 관계가 좋으면 싫은 일도 (얼마간은 참고) 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때론 일하면서 사귄 친구가 실질적으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는 않더라도 퇴근 후 술 한잔을 함께 하며 위로를 해준다. 정서적인 의지가 되는 것이다. 일터에서 사귄 좋은 친구는 상사의 히스테리, 과중한 업무, 잦은 야근 등을 버티게 해준다. 혹여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사람은 남는다. 그러니 일하면서도 좋은 친구를 사귀어라. 때론 학창 시절에 사귄 친구 못지않게 내 인생에 위안이 된다. 



Q1 일하면서 만난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다 
88% Yes

Q2 어느 정도까지 친밀해질 수 있나?
40% 가정사, 연애사 등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38% 회사 상사, 동료 등의 험담을 하며 고통을 나눈다
18% 주중, 주말 가리지않고 연락한다
4% 기타

Q3 함께 일하는 사람과 친구가 되어 좋았던 점은?
68% 비슷한 고민, 걱정을 공감할 수 있다 
20% 여가 시간에도 같이 놀 수 있다
12%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싱글즈> 홈페이지(www.thesingle.co.kr)에서 10월 8~11일  214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결과이다.





일하면서 친구 사귀는 법


함께 일하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의 특징은 두 가지다. 일을 잘하거나 나와 성향이 잘 맞는 사람. 이 중 하나라도 들어맞는 사람을 만났다면 행동에 옮겨보라. 


1 조심스럽게 SNS를 이용한다
SNS는 호감 가는 상대의 취향, 관심사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매체다. 또 SNS 친구로 지내다보면 서로 별다른 말을 나누지 않아도 상대에게 친밀감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일로 만난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SNS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활용하는 것이 좋다. 상대 성향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친구 신청을 한다든가, 온통 상사 험담에 유치한 해시태그 남발, ‘병맛’ 동영상투성이인 상태에서 페북 친구가 되었다가는 일순간 비호감이 된다. 일단 SNS 친구가 됐다면, SNS가 알려주는 상대의 승진, 경조사 등의 근황을 챙긴다. 생일엔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기프티콘처럼 피차 부담 없는 선물을 보내고, 상대가 상을 당했을 때 문상을 가는 식. 

2 메일에 ‘나’를 드러낸다 
업무 요청 메일을 쓸 때 딱딱하게 용건만 간단히 쓰지 말고 ‘나’를 드러낸다. “수고하세요”와 같은 인사말은 너무 뻔하다.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잘 정리한 업무 내용 아래 마지막 한 줄에 나란 사람이 드러날 수 있는 한마디를 쓴다. 휴일에 메일을 보낸다면 “일요일은 일하는 요일이라더니, 저에겐  아무래도 그 말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월요병은 확실히 완치됐어요^^”라고 보낸다거나 “재미있는 신문기사를 발견했어요. 혹시 참고가 되실까 해서  보냅니다”라는 말과 함께 업계 관련 기사를 링크해 보낸다. 재미있는 사진이나 ‘움짤’을 보내도 좋지만 별로 친하지 않은 상대라면 실없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3 인맥을 공유한다
일로 만난 사람은 어떻게든 일로 엮이기 마련. 어느 정도 친해져 신뢰가 쌓인 상태라면 상대에게 도움이 될 만한 또 다른 사람을 소개해준다.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일일지라도 그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맥이 내 주변에 있다면, 친구를 공유하는 것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4 미팅은 짧고 명쾌하게 한다
거래처 사람과 미팅할 때 중언부언하면 ‘지루한 사람’ 혹은 ‘일 못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일 이야기를 할 때는 내용을 최대한 명쾌하고 정확하게 전달한다. 사이사이 재치 있는 비유와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더욱 좋다. 누구든 자신이 하는 일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미팅을 간결하게 마친 후 함께 식사를 하거나 티타임을 가진다면 그때는 일 외적인 자신을 드러내는 것도 좋다.

5 열심히 일한다
가까운 관계였다가도 일을 잘못 해서 한방에 ‘훅 가는’ 관계도 많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고 싶은 사람과 함께 하는 일이라면 평소보다 몇 배 더 열심히 한다. 조금 친하다는 이유로 허투루 일하면 상대와의 관계뿐 아니라 회사에서 보는 눈도 그리 곱지 않다. “그렇게 둘이 붙어 다니더니 일은 이 따위로 해?”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6 손발 펴지는 칭찬을 한다
대놓고 아부처럼 느껴지는 칭찬은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손발 오그라든다. 칭찬을 하려거든 구체적으로 하라. “혹시 머리 새로 하셨어요? 긴 머리가 분위기 있어 보여요”처럼 그 사람이 원래 가지고 있는 것과 오늘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을 아우르는 칭찬이 무난하다.






친구가 등 돌린 이유

친구라 여겼던 그 사람이 남이 돼버린 사연.

Episode 1 주말 혹은 퇴근 후에도 지속되는 우리의 친분
최근 친해진 관리팀의 A대리가 주말 근무를 했는지 다짜고짜 전화를 해서 한다는 말. “××씨는 남자친구 만나고 노는 거야? 난 일하는데… 그때 말했던 건 언제까지 처리해줄 거야?” 최소한 주말에 연락해서 미안한 기색이라도 보일 줄 알았건만 A는 너무나 당당했다. 이런 일은 한 달에 두세 번씩 빈번하게 일어났다. 도리어 주말에도 연락할 수 있는 우리 사이의 친분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느낌이 들어 불쾌하기까지 했다. 주5일 함께 점심 먹고 회사 욕 하던 동지가 눈치 없이 짜증을 돋우는 직장 동료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Episode 2 편하게 대했다 불편해진 관계
1년 남짓 알고 지낸 회사 동기 B는 나보다 한 살이 많다. 마음을 터놓고 잘 지냈지만 ‘아차’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여느 날처럼 그날도 B와 열심히 메신저로 갖은 회사 욕을 하며 푸념했다. “김 과장은 대체 왜 이렇게 일 처리가 느려? ×라 짜증나. ××.” 감정이 격해진 걸까. 편한 마음에 욕설까지 써가며 짜증을 마음껏 표현했다. 잠시 말이 없던 B가 정색하며 “나한테 하는 것 같아서 그런 욕은 별로 듣고 싶지 않아. 다음엔 조심해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이후로 아무리 친해도 거친 욕설과 비속어는 자제한다. 

Episode 3 상사 욕하다 욕본다 
거래처 회사의 팀장 C와 함께 출장을 갔다가 친해졌는데, 밤새 술 마시며 이야기 나누다가 직속 상사의 나쁜 술버릇을 말하게 됐다. 분위기에 취해 고삐 풀린 나는 “저희 팀 선배는 술 마시면 옆에 있는 사람 때리고 욕해요.” 그리고 몇 달 후, 상사(=팀 선배)와 셋이 만나 술자리를 가졌는데 기억력 좋은 C가 갑자기 “팀에 술버릇 고약한 분 있다면서요? 호호호”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술을 자제하고 있던 상사는 내게 귓속말로 한마디했다. “너, 뒤에서 내 욕 하고 다니냐?” 그날 내 동공은 진도 7.5도급 지진이 일었고, 분위기는 몹시 어색해졌다. C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나에게는 치명적인 술자리가 돼버렸다. 그 이후 상사는 나와 좀처럼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Episode 4 선을 넘은 부탁
친한 여자 상사 D는 나와 나이도 한 살 차이에 가치관이나 성격이 비슷해서 자주 사적인 시간을 보냈다. 남자친구도 없고, 다른 회사 다니는 친구들과 시간 맞추기도 어려워 상사와 함께 여행을 간 적도 있다. 서로에 대해 모를 게 별로 없는, 정말 친구가 됐다고 믿었다. 우리 사이에 금이 간 건 D가 야금야금 자신의 일을 나에게 떠넘길 때부터였다. “미안한데,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 파일 있어. 그것 좀 프린트해서 갖다 줄 수 있어?” 이건 작은 심부름에 불과했다. “서 차장이 워낙 나를 싫어하잖아. 정말 미안한데 이 일은 네가 맡아주면 안 될까? 부탁이야.” D가 하기 싫은 일은 나 역시 싫고, D가 꼴 보기 싫어하는 상사는 나 역시 싫은 사람이었다. 친하지 않은 다른 후배에게는 하지 못할 부탁을 친하다는 이유로 나에게 떠넘기는 게 너무 보기 싫어서 이제는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D와 단둘이 있는 자리를 만들지 않는다.  







일하면서 친해진 결정적인 계기

●워낙 여자가 별로 없는 조직이다 보니, 같은 여자라는 이유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 선후배 관계이지만 함께 야근하는 날이 잦아지다 보니 친해졌다. zgoing 
●회사에 악질인 선배가 있었다. 퇴근 후에 한잔하면서 그 선배 뒷담화를 하다보니 통하는 구석이 많았다. 그 회사를 퇴사한 후에 더 친해져 지금은 내 십년지기다. smap 
●장이 안 좋아서 한동안 고생을 많이 했는데, 옆에 앉은 대리님이 그 고충을 잘 알고 있었다. 회사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신세 한탄하다가 서로 유산균을 챙겨주는 사이가 됐다. sluvu2 
●옆팀 직원과 일을 무사히 끝낸 후 함께 식사하다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마음에 들었다. 일에 관해서는 배울 점도 많고, 이모저모 정보가 많아 더 가까워지려 노력하다 보니 친구가 될 수 있었다. lemonnara1 
●인간적으로 호감도 가고, 업무 스타일이 잘 맞았다. 그가 좋아한다고 했던 음료를 기억했다가 테이크아웃해서 자리에 올려두었는데 그게 계기가 돼 더욱 친밀해졌다. 동갑이지만 입사 시기가 달라 존칭하며 서로 존중하는 관계다. plamal 
●내가 맡은 일을 끝내고 쉬고 있는데, 그 친구가 사무실에서 혼자 야근하고 있는 게 안타까웠다. 내 분야는 아니지만 일을 도와줬고, 그 친구가 고맙다며 저녁을 사주면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지속됐다. naoki






관계에 균열이 생기는 말 


호수처럼 평온했던 사이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말, 친한 사이일수록 더욱 하지 말아야 할 한마디.  

1 “우리 사이에 이것도 못해줘?”
영화 <친구> 속 대사인 “우리 친구 아이가”라는 말은 관계를 갉아먹는다. 친구이기 때문에 너그럽게 허용되는 것들이 분명 있지만 그것을 당당하게 요구해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상대가 완곡하게 거절한 일에 대해 그동안 쌓아온 친분을 운운하며, 그게 상대의 약점이라도 되는 듯 하는 말은 상대를 더욱 곤란하게 만든다. 친구가 거절했다면 ‘우리 사이에 안 되는 일이면, 진짜 안 되는 거다’라고 여겨야 한다. 

2 “연봉 많이 받나봐?”
친구가 새로 산 옷, 가방이 예쁘면 칭찬하는 것으로 끝내자. 거기에 “듣던 대로 너네 회사 돈 많이 주는구나? 너네 연봉이 어떻게 돼?” 하며 돈과 관련된 민감한 것들을 묻지 않는다. 돈에 대한 이야기는 가족 사이에도 조심스럽고 예민한 부분이다.  

3 “이번 프로젝트는 좀 아쉬웠어”
일에 관해서 평가하는 건 그의 상사가 할 일이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관심 표현한답시고 “지난번에 한 거 정말 좋았는데, 이번 건 반응이 좀 약하지?”
“이 대리는 잘하던데, 넌 왜 못해?”라며 평가하고 비교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 학창 시절에도 “기말고사 전교 몇 등이야? ”라고  오지랖 떠는 친구는 싫지 않던가.

4 “너는 일 편하게 한다” 
같은 팀이 아니고 다른 팀 혹은 다른 회사 사람일 경우 겉만 보고 업무의 강도를 짐작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내부 사정은 
그 안에 있는 사람만 아는 법. 열흘 넘게 야근하고, 한 번 칼퇴근한 것뿐인데 그 하루만 보고 “좋겠다. 역시 너네 회사는 편해. 신의 직장이야. 부럽다”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누구나 고충은 있다. 

 

<출처 :sing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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