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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점심 시간

2016.02.26 18:30
기타 조회 수 3127 추천 수 0 댓글 0

친했던 동기들은 하나둘 이직을 하거나 회사를 그만두고, 이제 나 혼자 남았다. 새로운 밥 친구, 돈, 다이어트. 셋 중에 하나라도 내 것으로 만드는 법. 






점심에 혼자 밥 먹는 일이 많아졌다 25% Yes
그것도 익숙해져 어제는 탕비실에서 컵라면을 후루룩.

●밥 친구 대신 피트니스 친구 다이어터의 적은 현미도시락, 닭가슴살, 샐러드를 제외한 모든 음식이다. 극한의 다이어트를 선언한 이후 점심엔 혼자 도시락을 먹고 저녁에 샐러드로 끼니를 때우다 보면 서서히 회사 사람들과 멀어지게 된다. 줄어가는 몸무게로 즐겁다가도 온갖 소문과 정보의 ‘끝’이 되고 나면 기분이 착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를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함께 살을 뺄 피트니스 친구를 구하는 방법도 있다. 회사 근처에서 요가, 필라테스, 웨이트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 경쟁의식도 생기고 운동도  더 잘 된다. 비장의 다이어트 식단도 공유할 수 있다. 피트니스 친구와 운동 중간 수다도 떨고 건강식으로 배도 채우고 나면, 그래도 소문의 ‘끝’은 탈피할 수 있다. 

●밥 친구 이전의 친구 이직 혹은 부서 이동 때문에 밥때마다 외로운 존재라면 ‘누군가 날 챙겨주겠지’ 하며 기다리진 말자. 점심시간만 되면 슬그머니 하나둘 사라지는 동료와는 친해지기 힘들고, 매번 옆 부서로 가서 또래의 여직원들에게 ‘끼니’를 자꾸 청하자니 그것도 자존심이 상한다. “오늘 점심 같이 할래요?”라는 말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소심형에게, 방법은 있다. 11시 59분이 되어서야 밥 먹을 사람 없나 허둥대지 말고 평소에 업무를 나누어 하고 소소한 대화를 나눌 동료, 상사, 후배를 만들어놓는 게 먼저다. 말이 통하고, 할 말이 있는 사람과는 자연스레 ‘밥’이란 것도 먹고 싶어지니까. 

●밥값을 아끼면 생기는 일 구내식당 없이 점심 그리고 가끔 저녁까지 회사에서 해결하다 보면 밥값 지출이 만만치 않다. 백반집이 아니라면 강남, 광화문 일대 기본 밥값은 8000원 이상, 여기에 커피까지 추가하면 5000원이 더 든다. 만약 이 대신 샐러드, 김밥, 혹은 도시락으로 대체하면 하루에 1만원, 한 달에 최소 20만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 밥 친구 대상을 찾느니 돈을 택하겠다는 실용주의자라면, 차라리 매달 20만원 부을 적금통장을 개설하는 것도 좋다. 

●파티션 너머 다른 부서 친구 같은 팀의 상사, 동료들과 360일 점심을 함께하다 보면 정해진 시간, 비슷한 메뉴, 똑같은 주제로 지겨울 때가 있다. 밥 먹을 때만이라도 프로젝트 이야기는 피하고 싶고, 매일 먹는 볶음밥, 칼국수를 피해 조금 더 멀리, 새로운 메뉴에도 도전하고 싶다. 잠깐의 기분 좋은 일탈을 위해 때로는 옆 부서의 나이 비슷한 동료들과 점심을 함께한다. 물론 수다의 공통분모는 일이기에 그들과의 대화 역시 업무, 사람으로 흐르게 된다. 대신 다른 팀에서는 어떻게 업무가 돌아가는지, 그 분야의 최대 이슈는 무언지 귀동냥으로 듣다보면 얻는 것도 많다. 밥 친구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인맥을 캐낼 수도 있다. 

●이 구역의 왕따는 누구인가 동기들은 왠지 모르게 나만 빼고 모임 약속을 잡고, 남초현상이 극심한 팀 내에선 자연스럽게 술 약속에서 제외된다. 외롭고 우울한 날이 반복되면 혼자 밥 먹는 순간들이 자연스러워진다. 그러나 밥 친구 하나 없이 외딴섬처럼 표류하는 데에는 스스로의 탓도 있다. 이미 ‘패거리’ 문화로 똘똘 뭉친 이들 틈으로 기웃거려봐야 답은 없다. 외로움을 건강 보조제 삼아 견디는, 같은 처지의 이들은 없는지 매의 눈으로 두리번거려본다. 초등학생 아이 둘을 둔 워킹맘 A과장님도 있고, 주말에도 하릴없이 사무실을 지키는 기러기 아빠 B팀장도 있다. 소외되는 이들끼리 뭉치면 더 끈끈한 관계가 생긴다. 쓸쓸한 마음은, 외로운 이들끼리 잘 안다.

 

 

<출처: sing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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