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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마음을 아는 '야놀자' 이수진 대표

2016.02.2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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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마음을 아는 숙박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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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앱, 숙박 앱은 많다. 몇몇은 자극적인 광고로 이용자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그러나 숙박업 11년차에 접어든 이수진 대표가 꿈꾸는 숙박 앱의 방향은 이것과 조금 다르다. 여행을 하고, 대실을 하고, 출장을 가는 동안 머무는 숙박 경험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누군가는 거창하다 비웃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야놀자’가 앱과 온라인 세상을 떠나 오프라인에서 하는 수많은 활동을 보고 있으면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수진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모텔 청소부터 시작을 했다. 4년 6개월 숙박업을 경험한 뒤 숙박업체와 물품 납품 회사를 연결해주는 B2B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사업은 사용자에게 숙박업 정보를 직접 제공하는 B2C 형태로 바뀌었다. 전국의 모텔 정보를 제공하는 다음 카페를 개설한 것이 2005년도였다. ‘모텔투어’로 시작한 이름은 ‘야놀자’로 바뀌었다. 한글로 발음하기 쉽고 영문으로도 쓸 수 있는 네이밍이 필요했다.

“어릴 적에 친구네 집 대문 앞에 가서 ‘누구야 놀자’라고 부르던 추억을 떠올렸어요. 그 대상이 친구 혹은 연인이 될 수도 있겠죠. 이름에서 설렘과 행복을 느낄 수 있겠다 싶어 ‘야놀자’로 네이밍을 했습니다.” 카페에서 독립 사이트로, 그리고 다시 어플로 자리 잡기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2015년 3월 1일, 야놀자의 10주년이 되던 날을 기점으로 이수진 대표는 몇 가지 도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장 눈앞에 놓인 단기적인 수익이 아닌 숙박업 문화 전반을 향한 도전이었다. “여행을 가고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건 젊은 세대에게는 ‘놀이’입니다. 그런데 번화가 모텔을 가보면 주차장에 가림막이 처져 있고 온갖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죠. 얼마든지 부담스럽지 않게 드나들 수 있는, 기분 좋은 공간이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업자들은 옛날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요. 고객의 불편 사항을 해소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다고 불평합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해 숙박업 전반의 문화를 바꾸어야 우리 회사의 미래 가치도 덩달아 올라갈 거라 생각합니다.” 

전국 모텔의 수는 3만 곳이 넘는다. 이 많은 모텔을 사용하면서 사용자가 가장 크게 가지는 불만을 수집해 해결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몰카에 대한 여성 사용자의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야놀자 천사단’을 뽑았다. 스무 명의 천사단이 야놀자에 제휴되어 정보가 올라오는 전국의 모텔들을 돌며 몰카를 찾아내는 일을 한다. 사용자들의 다음 불만은 모텔의 침구와 비품에 있다. 시트를 갈지 않은 것 같은 비위생적인 침구, 정품인지 알 수 없는 실내 비품을 도저히 믿고 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이키트’와 ‘마이룸’을 직접 만들었다. 믿을 만한 브랜드의 일회용 비품을 담아 ‘마이키트’를 직접 만들어 제공한다. 치약, 칫솔, 샴푸 등도 들어 있지만 아이디어가 좋은 스타트업과 제휴해 대리운전 이용권, 야식 할인 쿠폰을 같이 넣었다. 선물 박스를 개봉하듯 열어보고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모텔에 들러 찜찜하게 비품을 사용하던 경험은 예상치 못한 기프트 박스를 받는 것으로 업그레이드된다. 

모텔의 공실을 일부 빌려 ‘마이룸’을 만들었는데 대청소와 일반 청소를 번갈아 하며 집보다 위생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하루 혹은 몇 시간을 머물더라도 안심해서 쉴 수 있고 즐겁게 머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이러한 세심한 부분들은 모두 여성을 공략한 서비스다. 여자들이 고민하고 찜찜해했던 아주 작고 예민한 부분을 포착해 적극 개선한다. 야놀자 앱에서 각 모텔에 있는 ‘마이룸’을 예약하면 ‘마이키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비치해 두었다. 이수진 대표는 이러한 획기적인 서비스와 작은 배려가 모여 산업 전반의 인식과 문화를 바꾼다고 믿는다. 

‘야놀자’는 내년 2월 선릉역으로 규모를 넓혀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다. 야놀자가 제안하는 이러한 서비스들은 ‘좋은 숙박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내년에 새로 이사 가는 사무실에는 ‘숙박디자인연구소’를 만들 예정이에요. 야놀자 서비스 홀로 숙박업 문화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숙박업 사장님들이 먼저 인식을 바꾸고 새로운 서비스를 이끌어야 가능한 일 아닐까요?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은 무엇인지 내부 인테리어를 보여주는 숙박 모델 하우스를 만들려고 합니다. 언제든 방문해 트렌드를 경험하고 리모델링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야놀자의 작은 시도들은 숙박 앱을 바라보는 사용자의 시선을 조금씩 바꾸어놓았다. 불안하고 찜찜했던 경험은 이제 즐겁고 유쾌한 경험으로 바뀌었다. ‘야놀자’의 캠페인과 오프라인에서의 통통 튀는 시도 덕분에 사용자의 기대와 기준은 더 높아지고 세련되어질 것 같다.

 

<출처 : sing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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