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매너 소개팅 남이 던진 한마디
무매너 소개팅남이 던진 한마디에 속이 끓는다. 의자를 박차고 노래 한 곡 불러주고 싶어라. 루저, 외톨이, 센 척하는 겁쟁이.
남자 소개해달라고 친구에게 매달린 적 있다 20% yes
자존심을 국에 말아 먹은 지 2년 22개월째.
●제 종교는 힌두교예요 “일요일에 교회 같이 다닐 여자 찾아요”라는 말은 차라리 양반이다. 웃기려고 한 농담인지, 여자가 폭탄임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말인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이런 수준의 종교 드립 치는 남자가 눈앞에 있다면 하느님이 당신을 시험하는 게 맞다.
●알코올 중독 아니에요? “술은 얼마나 하세요?”라고 먼저 물어봐놓고 알코올 중독자 취급을 하는 인간들이 있다. 어떻게 저 멘탈로 사회생활을 하나 싶을 정도로 흑백보다 더 단순한 논리를 들이댄다. ‘나와 다르면 비정상, 같으면 정상’의 기준에는 대꾸해봤자 피곤하다.
●셀카 찍을 때 어떤 어플 쓰세요? 진짜 궁금해서 어플 공유하려고 묻는 게 아니다. 카톡 프로필 사진과 현실의 간극을 비꼬아 하는 말이다. “B612 어플에 괜찮은 필터가 정말 많아요”라고 대꾸하는 건 순진한 게 아니라 눈치가 없는 것.
●생리통 심한지 물어봐도 될까요? “안 된다, 이 XX야!”라고 욕 한 사발 해주고 싶다. 기상천외한 질문을 초면에 아주 해맑게 물어보는 남자들이 더러 있다. 썩은 표정으로 왜 그런 걸 다 묻느냐고 따지면 이유는 하나다. “생리통 심한 여자들은 너무 예민해서 피곤하고….” 앞에 앉은 여자의 다크서클이 자신 때문에 더 짙어졌다는 사실을 혼자만 모른다.
●맛집 찾아다니는 게 유일한 낙이라면서요? 맛집을 다니든, 혼자 배낭여행을 다니든, 암벽등반을 하든 무슨 상관인가. 돈 보태주고 시간 뺏은 게 아니라면 꼰대처럼 참견 좀 하지 말자. 좋아해서 한다는데 괜히 딴지 걸면 싸우자는 이야기로 들리니까.
●그 동네 소득 수준이 굉장히 높다고 하던데, 맞아요? 차라리 대놓고 “부모님이 뭐하세요? 연봉이 얼마예요?”라고 묻는 건 의도라도 파악할 수 있다. 빙빙 돌려 물어보는 지금 그 질문이 더 속물 같다. ‘당신의 경제 상황이 너무나 궁금하지만 직접적으로 물어보면 내가 없어 보일 수 있으니 이렇게라도 물어봐야지’ 하는 마음 상태다. 한마디로 지질한 남자 맞다.
●이제 일 그만 쉬고 싶어요 “누나 모아둔 돈 있어요? 빌붙어도 될까요?”라는 말이나 마찬가지. 장래희망이 백수인 남자를 만나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오래 사귄 여자친구, 키워준 부모님도 이해하지 못할 말은 처음 만난 여자들한테 제발 하지 말자.
●며칠 전에 소개팅에 김치녀가 나왔어요 며칠 전에 소개팅하고 지금 이 자리에 나온 것도 이상하다. 그런데 더 소름 끼치는 건 ‘김치녀’라는 일베 용어다. 처음 만난 여자에게, 여자를 비하하는 용어를 천연덕스럽게 지껄이는 그 멘탈은 정신병에 가깝다. 약도 없으니 최대한 빨리 헤어지는 게 상책이다. “커피값은 제가 낼게요, 김치남 씨”라 말한 뒤 유유히 사라진다.
●30분 후에 제가 좋아하는 주말드라마 시작해요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카운트라도 해주랴? 이 말을 해석하면 이제 그만 소개팅을 마무리하고 집에 편히 누워 드라마 보고 싶다는 뜻이다. 이왕 나온 자리, 매너 있게 마무리하면 욕이라도 덜 먹는다.
●예전 여자친구랑 왜 헤어진 줄 아세요? 그야말로 ‘안물 안궁’이다. 안 물어봤고 안 궁금하단 말이다. 그러니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는데, 자신의 이별사를 드라마 대본처럼 줄줄 왼다. 그 대본의 뻔한 스토리는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드라마로 귀결된다. 이런 남자의 대부분은 이별 에피소드를 통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싶어한다. 과감히 이야기를 끊어야 소중한 주말을 낭비하지 않는다.
●여자랑 단둘이 밥 먹는 게 오랜만이라 떨리네요 서른 넘은 남자가 여자와 단둘이 밥 먹는 사실에 흥분하는 건 조금 무서운 일이다. 흥분하고 떨릴 수 있지만 섣불리 그 심정을 드러내는 이들은 많지 않으니까. 눈치가 없다 해도 첫 만남에선 모든 감정을 유리처럼 내비칠 필요는 없다. 스스로 인기 없는 남자라고 인증하면 매력은 급락하니까.
<출처: sing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