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하지 않고 남은 연차 쓰는 법
올해만큼은 연차 사용률 100%를 기록하고 싶은데 자꾸만 보이는 게 있다. 상사의 눈치,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달력. 굴하지 말고 남은 연차를 차근차근 잘 활용해보자.
기본편 >> 홀가분한 마음으로 휴가를 즐기려면, 떠나기 전에 눈치껏 밑밥을 깔아야 한다.
가장 힘들 때 ‘휴가 찬스’를 외친다 유독 당신에게만 일이 몰리는 순간이 온다.
마치 온 우주가 힘을 모아 일을 던져주는 것처럼 끝도 없는 업무가 쏟아질 때, 그때를 놓치지 않는다. 최근 며칠간 꽤 많은 일을 하고 있음을 상사에게 어필하고, 조건부 휴가를 요청한다. 특히 상사의 기분이 좋을 때, 사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때 등 캐주얼한 분위기를 노린다. “팀장님, 저 이번 프로젝트 마치면 휴가 좀 다녀올게요. 리프레시가 간절합니다.” 당장 급한 불은 잘 끄겠으니 대신 휴가를 달라는 것. 어떤 상사도 쉽사리 외면할 수 없다. 단, 휴가를 다녀와도 뒤탈이 없을 만큼 깔끔하게 일 처리하는 것은 필수다.
티저 홍보가 필요하다
아무리 휴가 계획서를 내고, 결재를 맡았더라도 상사들에겐 ‘알람’이 필요하다. 휴가가 코앞에 닥쳤을 때 “다음주부터 휴가예요”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잔잔하고 꾸준하게 나의 휴가를 흘린다. 카톡 프로필에 휴가지 사진을 올려놓고 ’12월 10일~12월 14일 in 도쿄’라는 문구를 넣거나 식사 시간에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낸다. “도쿄 날씨가 서울보다 춥다네요? 저 갈 때쯤에는 따뜻해야 할 텐데”라는 식. 가랑비에 옷이 젖듯 자연스럽게 상사의 머릿속에 나의 휴가 기간을 세뇌시킨다. 휴가 직전에 ‘일 테러’를 하는 악덕 상사가 아니라면 비교적 편한 마음으로 휴가를 보내줄 것이다.
상사가 쉴 때 같이 쉰다
상사가 없는 회사가 평화롭다며 일부러 휴가 일정을 엇갈리게 잡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일장일단이 있다. 상사가 회사에 있다면, 업무 관련 연락을 당신에게 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늘 그렇듯이 휴가 중에 오는 상사의 연락은 대부분 급한 일이다). 반면 상사가 연차를 내는 날짜에 당신도 함께 쉰다면 그럴 일은 없다. 대신 자리를 비워도 일을 백업해줄 멤버, 후배, 동기 등은 필요하며, 1~2일 짧은 연차에만 효과가 있다. 주의! 워커홀릭 상사가 휴가 낼 때까지 기다리다가 목 빠지는 수가 있다.
실전편 >> 어렵게 낸 휴가 알차게 보내려면 꼼꼼한 계획이 필요하다.
잔여 연차 일수 7일 이상 > ‘몰빵 휴가’형
연말에 한 방에 쓸 휴가를 기다리고 있다면, 지금이 기회다. 주말, 크리스마스까지 앞뒤로 붙이면 10일 이상의 시간이 주어진다. 이왕 가는 여행이라면 시차가 8시간 이상이 되는 유럽, 미국 등 태평양, 대서양을 건널 수 있는 곳으로 여행지를 정한다. 여행할 때만이 느낄 수 있는 초현실적인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비행 시간을 빼면 그리 긴 시간도 아니지만, 이렇게 봄방학처럼 긴 시간이 주어질 때 비로소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혹은 미루고 미뤘던 운전면허를 따는 것도 좋다. 기본 감각이 있다면 필기, 기능, 주행 시험 등은 넉넉하게 열흘 정도면 충분하다.
잔여 연차 일수 4일 이하 >‘분산 휴가’형
일개미 사이에서 베짱이처럼 놀 때 쾌감은 최고다. 주말에는 사람들로 미어터져 사람 구경하러 온 건지, 그림 보러 온 건지 헷갈리는 화제의 전시를 여유롭게 감상한다. 또는 가족 단위 사람들로 가득한 이케아 매장, 파주 아웃렛에 가서 쇼핑을 즐긴다. 사람에 치여 결제를 하는 일은 없다. 이날만큼은 신중한 스마트 컨슈머가 된다. 온갖 종류의 스트레스로 뒤집어진 피부를 위해 피부과, 마사지 숍에 가서 ‘이너 뷰티 타임’을 갖는 것도 좋다. 완벽한 시간을 위해 스마트폰은 잠시 꺼둔다. 평일 마지막 휴가는 집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 휴가는 역시 기승전‘방콕’이 진리다.
<출처 : sing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