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경제신문』 19
트렌드
2015년 6월 01일
슬라이스(Sliced) 보석들
부담 없는 가격에 화려한 모습을 뽐
낼 수 있는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슬라이스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와이 하이쿠 소재 베이자 플
로르 젬스의 로버트 반 웨고너 사장
은“슬라이스는 동일 원광에서 나온
젬 퀄리티의 스톤의 몇 분의 일 밖에
안 되는 가격으로 가치 있는 커다란
보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
했다. 디자이너들과 제조업체들은 유
기적인 형태의 커다랗고 대담한 디자
인을 구현하기 위해 다채로운 컬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품 원가가 낮은
원자재 아이템인 보석 슬라이스를 이
용한다. 이를 통해 훌륭한‘패션 주얼
리’가 완성된다. 문제는 이러한 슬라
이스들이 정말로 가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에메랄드, 루비, 사파이어 소재 보석
슬라이스는 중하급 품질의 원광 혹은
저품질 원석을 원재료로 한다.
뉴욕의 SPB 젬스의 카비타 무킴 사장
은 슬라이스 연마의 첫 단계는 원석
의 모서리 둥글리기라고 말했다. 반
웨고너는“이 종류의 보석 원석은 주
로 육각형 형태의 크리스탈로, 식빵
을 썰 듯이 편으로 잘라낸 뒤 모서리
와 표면을 둥글리게 된다. 때로는 모
서리 부분을 다듬고 연마하며, 때로
는 원래 그대로의 모습(껍질(rind)이
라고 부른다)을 모서리 부분에 그대
로 남겨 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때로
는 내포물을 숨기기 위해 한 쪽 면은
로즈 컷으로 연마하고 밑바닥은 평평
하게 남겨 놓기도 한다.
슬라이스 제작용 원석의 경우 보석
질의 원광이 아니기 때문에 보통은
높은 등급의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
드 원광처럼 품질을 높이기 위한 처
리를 가하지 않는다. 또한 아주 작은
원석의 경우 유기적인 형태를 수정하
지 않은 채 아주 작은 최종 상품으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가치에대한논쟁
원광이 보석 질이 아니라는 사실은 슬
라이스의 가치에 대한 논쟁에 불을 붙
이기도 했다. 하지만 뉴욕 샤프 주얼
즈의 엠마뉴엘 샤프 사장에 따르면
“슬라이스 제작용 원광의 경우 이를
하나의 제품 안에 들어가 가격 변수가
되는 하나의 부품으로 볼 때는 가치가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완성된 주
얼리와 같은 하나의 제품으로 볼 때는
그 가치가 다르다”고 말했다.
희귀한 스톤을 사용한 특별한 주얼리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주얼리 디자이
너인 뉴욕 카스트로 주얼리의 카스트
로 사장은“부품의 의미로 생각할 때
는 별 가치가 없는 무언가를 창조적인
과정을 통해 높은 가치를 지닌 제품으
로 변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보석 슬라이스의 가치에 관한 문제는
업계에서 한 때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겨졌으나 이 아이템이 인기를 얻어
하나의 패션 트렌드가 된 현재, 이 문
제가 최신 이슈로 떠올랐다.
뉴욕에서 보석 평가 연구소를 운영 중
인 주얼리 평가사 브루스 하버맨은
“한 때 블랙 다이아몬드는 저품질의,
혹은 공업용의 원석으로 분류됐다. 주
얼리 디자이너들이 브라운 다이아몬
드와 함께 이를 주얼리로 제작, 인기
를 얻게 되기 전까지는 별 가치가 없
는 것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샤프 역시 슬라이스를 현대 주얼리
패션의 새로운 트렌드로 보고 있다.
주얼리에 이용시, 디자인은 그 자
체로써는 별 내재적 가치를 가지
고 있지 않은 이 원재료에 막강
한 중요성을 부여한다. 슬라이
스는 내포물이 너무 많아 시장
에 내놓을 수 없을 것 같은 다
수의 원석에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다.
반 웨고너는“클래러티는 결정화 과
정에 의해 좌우된다. 보석질의 원광
은 희귀성이 훨씬 높으며, 수적으로
볼 때, 패싯 연마용 원석에 요구되는
완전한 결정화가 일어나지 않은 슬라
이스 연마용 원석이 훨씬 많다. 슬라
이스는 또한 컬러가 뛰어나다. 전통
적인 셰입으로 연마하기에는 컬러가
예쁘지 않거나 너무 희미한 스톤일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슬라이스
로 연마시 더 나은 컬러를 얻을 수 있
다”고 말했다. 슬라이스 연마는 준보
석 원광의 경우에 있어서도 더 짙은
컬러를 얻을 수 있다.
반 웨고너는“일부 컬러 콤비네이션
은 놀라울 정도이며, 이와 같은 효과
는 슬라이스에서만 얻을 수 있다. 이
러한 형태의 연마는 자연의 기하학적
미와 컬러를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국제 보석 바이어 겸 주얼리 디자이
너 제프리 빌고르는 이에 대한 예로,
“희귀한 파라이바 토멀린 슬라이스는
수박과 닮은, 아름다운 컬러의 불투
명한 만화경이다”고 말했다. 에메랄
드 트라피체나 여섯 개의 꼭지점이
있는 스타 셰입 역시 파라이바 토멀
린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커팅 방법이다. 또한 원석을 아
주 얇은 판으로 커팅함으로써 스톤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 수도 있다.
카스트로는 이러한 연마 형태를‘컬
러를 더욱 빛나게 해줄 빛을 투과시
키는 스테인드 글라스’에 비유했다.
어떤 소비자들은 슬라이스의 형태가
천연 원석의 느낌과 좀더 가깝기 때
문에 좋다고 말한다. 바이어들은 에
메랄드, 루비, 사파이어의 슬라이스
용 원광과 캐보션·패싯 연마용 원광
이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샤프는 판매시 원광의 차이점을 고지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슬라이스의
가격은 클래식한 연마 및 피니쉬 과
정을 거친 같은 중량의 스톤의 몇 분
의 일에 불과하다. 화인 주얼리 수집
가인 우리 고객들은 슬라이스를 소개
하고 가격을 정할 때, 철저히 현재의
패션 트렌드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매
두 아이템의 가격차는 가격 평가 및
재판매 가격에서도 나타난다. 하버맨
은 슬라이스는 중하품으로 구분되며,
그 가치 기준은 업계의 별도의 가격
가이드를 따른다고 말했다. 중하급
상품과 보석질 상품 간의 가격차는
캐럿당 10달러에서 크게는 1,000달러
에 이르기도 한다. 최종 분석에서 가
치가 변화하기도 한다. 그 자체로는
시장 가치가 얼마 되지 않은 스톤이
창조적인 연마 과정을 통해 특정한
고객에게 큰 의미를 주는 상품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
이 새로운 보석 및 주얼리 세계를 접
하게 되기도 한다.
하버맨은“업계나 고객이 별 가치를
두지 않았던 원석에 대한 수요가 창
조된다는 것은 항상 좋은 일이다. 이
러한 원석에 대한 새롭고 혁신적인
마케팅을 통해 신선하고, 새로운 트
렌드를 만들어 내는 것은 모든 사람
에게 득이 된다”고 결론 내렸다.
/ 내셔널 주얼러
YVEL
LA REINA
LA REINA
아우토레
-보석슬라이스, 부담없는가격으로주얼리에독특한풍미부여-